22일 중국 제일재경일보에 따르면 지난 8월까지 중국 철강업체의 부채 규모는 3조1,800억위안으로 올 들어 1,500억위안(4.9%) 늘어났다. 하루에 6억위안 이상 빚이 쌓인 셈이다.
8월 이미 철강업계 전체 부채비율은 70%를 넘어섰고 단기채무를 나타내는 미수금이 지난해 말보다 15.1% 증가한 1,276억위안, 거래에서 발생하는 채무인 미불계정이 12.04% 늘어난 4,595억위안에 달한다. 쉽게 말해 3개월 내에 해결해야 할 부채가 전체 부채보다 더 급격히 늘어나고 있다는 의미다.
신문은 철강제품 가격 하락보다 철광석·코크스 등 원료 가격 하락폭이 더 커지는 상황에서 철강업체의 수익이 증가하고 있음에도 부채가 늘어나는 것은 철강업체들이 그림자금융의 함정에 빠졌기 때문이라고 분석했다. 중국강철공업협회(CISA)에 따르면 전체 중국 철강업체 부채의 53.4%인 1조7,000억위안이 투자은행·헤지펀드·사모펀드·구조화투자회사(SIV) 등을 통한 그림자금융으로 조달됐다. 그림자금융은 '고수익 고위험'을 특징으로 하는 만큼 언제든지 빠져나갈 수 있고 자칫 자금을 한꺼번에 회수하면 회사는 속수무책으로 무너질 수밖에 없다. 철강업체들이 위험성을 알고도 이들 자금을 끌어 쓰는 것은 과잉산업에 대한 금융규제 등으로 자금조달이 어려워졌기 때문이다. CISA 조사에 따르면 88개 회원사 중 적자기업 비중은 2007년 3%에서 2013년 18%, 2014년 1~8월에는 26%로 증가했다.
업계 간 '부익부 빈익빈' 문제도 심각하다. 지난해 중국 철강업계 수익 총액의 98%를 상위 10대 철강업체가 벌어들였으며 이 가운데 바오산그룹과 사강그룹 등 상위 2대 기업의 비중이 60%에 달한다. 결국 나머지 업체들은 2%를 가지고 출혈경쟁을 하는 셈이다. 디폴트 위기에 빠진 철강업체도 속출하고 있다. 타이위안철강 계열사인 린펑철강은 1년 사이 부채가 187% 증가하며 부채비율이 100%를 넘어선데다 5억위안의 적자를 기록했다. 미수금 문제도 만만찮다. CISA 회원사 중 20%의 미수금 증가폭이 100%를 넘어섰고 허베이 궈펑철강의 경우 올 들어 미수금이 7,364%나 늘었다.
제일재경일보는 중국 철강산업이 이미 이익을 낼 수 없는 구조에 빠졌다며 거품붕괴 이후를 대비해야 한다고 지적했다. 신문은 "원료 가격이 하락했지만 수요둔화와 비용증가로 철강업체들의 디폴트 위기가 점점 다가오고 있다"며 "국유기업을 통한 구조조정이 성공을 거둘지도 의문"이라고 지적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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