북한의 연평도 도발이 일본 간 나오토(菅直人) 정권의 정국타개와 일본 내 보수우익의 입지확보를 위한 빌미가 되고 있다는 지적이 제기되고 있다. 산케이신문은 25일 연평도 사태와 관련해 "간 총리가 최근 보기 드물게 의욕적인 태도를 나타내고 있다"며 "지지율이 위험수위까지 떨어진 간 총리가 이번 사태를 오명을 씻는 기회로 생각하는 것이 분명하다"고 분석했다. 간 내각은 중국과의 센카쿠 충돌, 러시아와의 북방영토 분쟁에 이어 국회의 추가경정예산안 처리 지연과 각료들의 잇단 말실수 등 온갖 악재에 시달리며 한때 60%에 육박했던 지지율이 현재 27%까지 떨어진 상태다. 하지만 북한의 연평도 포격으로 위기의식이 고조되면서 거센 공격을 퍼부었던 야당이 민주당과 임시 '휴전'에 합의하는 등 간 내각 입장에서는 상황 반전의 길이 열린 게 사실이다. 앞서 여당인 민주당의 한 중진의원은 북한의 도발에 대해 "신풍(神風)"이라며 본심을 내비쳐 논란을 일으키기도 했다. 그런가 하면 보수우익도 부쩍 목소리를 높이기 시작했다. 보수성향인 요미우리신문은 앞서 24일 연평도 포격과 관련해 일본 자위대 군사활동의 근거가 되는 '주변사태법' 적용을 거론했다. 일본 정부는 이번 사건에 대해 "주변사태법이 규정하는 사태에 해당하지 않는다고 판단한다"며 적용 가능성을 부인했으나 보수언론의 이 같은 여론몰이는 일본이 북한의 도발에 따른 미군활동 지원을 핑계로 자위대를 움직이게 하는 빌미가 되는 것 아니냐는 우려를 일으키고 있다. 대표적 보수신문인 산케이신문도 북한이 일본 전역을 사정권으로 두는 핵탄두 탑재 중거리 미사일 '무수단' 발사 실험을 준비하고 있으며 한국에 대한 전면전에 앞서 강화도와 남한 본토를 포격할 가능성이 있다고 언급하며 일본 내 위기감을 부추기고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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