봄을 재촉하는 보슬비가 촉촉히 내리는 10일 오전 설 명절을 앞두고 한창 바쁜 서울 중구 회현동 남대문시장. 11시30분께 윤증현 기획재정부 장관이 탄 차가 도착하고 남대문시장 상인들이 차로 다가가 웃으며 "방문해주셔서 감사하다"고 환영했다. 윤 장관도 "이렇게 반갑게 맞이해주시니 감사합니다"라고 고개 숙여 답례했다. 오랜만에 만난 지인들마냥 시장 입구의 분위기는 웃음이 가득했다. 그도 그럴 것이 1년 전 이맘때쯤 윤 장관이 장관 내정자 신분으로 글로벌 금융위기로 어려운 서민경제의 밑바닥을 직접 느껴보겠다며 다녀갔던 곳이 남대문 시장이기 때문이다. 특히 1년 전 방문 때 시장 상인들과의 약속을 지키고 다시 찾는 것이어서 윤 장관의 발걸음은 무척 가벼웠다. 윤 장관은 상인연합회장 안내로 제일 먼저 과일가게를 방문했다. "곶감 한 상자 주세요. 얼마입니까"라고 묻자 과일가게 주인은 "3만5,000원입니다"라고 대답하고 가격 좀 깎아달라는 윤 장관에게 "요즘은 재래시장도 어려워서 할인이 없다"고 쏘아붙였다. 다소 놀란 표정을 짓던 윤 장관은 "이 정도로 재래시장이 어렵냐"며 "좀더 현실적인 재래시장 대책을 내놓겠다"고 약속하며 옆집의 야채가게로 발걸음을 옮겼다. 윤 장관이 "경기가 좀 살아나는 것 같은데 어떠세요"라고 묻자 야채가게 주인은 "손님도 없고 장사가 잘 안 되는데 정부가 재래시장을 위한 대책을 마련해 달라"고 요구했다. 윤 장관은 "현장에 와보니 서민경제의 어려움이 더 실감난다. 대책마련을 서두르겠다"며 다음 가게로 발길을 돌렸다. 봄비가 내리는 속에서도 윤 장관은 30여분간 시장 이곳 저곳을 다니며 전통시장 상품권을 활용해 곶감ㆍ버섯ㆍ한우 등을 구입하며 물가동향을 점검했다. 점심 때쯤 윤 장관은 상인대표 10여명과 함께 소머리 국밥집에 들러 애로사항을 청취하며 이야기 꽃을 피웠다. 윤 장관은 "전세계에서 우리나라가 가장 빠르게 위기를 극복하고 있다는 평가를 받고 있지만 서민들의 체감경기는 나아지지 않아 걱정"이라며 재래시장 활성화 대책을 다시 한번 점검하겠다고 다짐했다. 특히 주차공간과 버스노선 확충 등 인프라 구축이 잘 되도록 노력하겠다고 약속했다. 윤 장관의 약속에 경기침체로 가뜩이나 어려운 상인들의 얼굴이 밝아졌다. 남대문시장 상인들의 얼굴에 계속해서 웃음꽃이 피도록 정부의 실효성 있는 재래시장 대책이 나올 것 같아 기대되는 나들이었다. 혼자 웃는 김대리~알고보니[2585+무선인터넷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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