스페인 직장인들이 점심 후 통상 2시에서 4시까지 즐기는 낮잠(시에스타) 제도가 사라질 전망이다. 파이낸셜타임스(FT)는 28일 스페인 정부가 27일부터 시에스타 관습을 폐지했다고 보도했다. 보도에 따르면 호르디 세비야 스페인 공공행정장관은 “정부가 27일부터 공무원들의 점심시간을 1시간 이내로 제한하고 퇴근시간을 6시로 하는 법령을 마련해 공포했다”고 밝혔다. 세비야 장관은 “이 법령의 공포는 시에스타로 인한 공직근무의 공백을 없애고 시민들에게 일과 가정의 조화를 이루게 하기 위한 것”이라고 설명했다. 그는 “점심시간을 다른 유럽연합(EU) 국가들과 마찬가지로 12시부터 1시까지로 하고 퇴근시간을 종전 8시에서 6시로 당김으로써 같은 일을 짧은 시간에 끝내고 가족과의 시간도 더 많이 가질 수 있을 것”이라며 “민간 기업들도 이 법령에 동참해 달라”고 요청했다. 국가 근무시간합리화위원회의 이그나시오 부케라스 위원장은 “현재의 시에스타 제도는 대부분의 여성들이 외부활동을 하지않던 구시대에 생긴 제도”라고 지적했다. 스페인의 경제단체인 ‘서꿀로 엠프레사리오스’는 시에스타 때문에 스페인 국내총생산의 8%에 이르는 손실을 주고 있다고 주장하고 있다. 그러나 스페인의 한 시민은 “점심시간은 개인적인 인간관계를 만드는 가장 중요한 시간인데 45분이나 한시간으로는 부족하다”고 반대의견을 내놓았다. 스페인에서는 현재 코카콜라 같은 일부 기업들의 경우 45분 점심시간제를 시행하고 있으나 오래된 관습을 바꾸는데 상당한 시간이 걸릴 것으로 보인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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