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요즘 자주 듣는 골프용어 중 하나가 '프리 샷 루틴(pre-shot routine)'이다. 샷을 하기 전 일정하게 반복하는 일련의 준비 과정을 뜻하는 이 말은 최근 미국프로골프(PGA) 투어 플레이어스 챔피언십에서 케빈 나(29)의 늑장 플레이 때문에 화두가 되고 있다. 프리 샷 루틴은 신중한 플레이와 좋은 샷을 위해 필수지만 시간을 너무 끌면 오히려 리듬을 잃게 할 수 있다. 전문가들의 조언을 바탕으로 스코어도 줄이고 매너 있는 골퍼라는 찬사도 들을 수 있는 프리 샷 루틴 방법을 소개한다.
◇왜 필요한가=실제 동작을 하기에 앞서 일정한 과정을 밟아나가면 자신도 모르는 사이에 믿음과 편안함을 갖게 된다. 무의식에 가까워지면서 긴장과 부정적 생각이 최소화된 상태에서 실제 동작을 해낼 수 있는 것이다. 야구에서 타자가 타석에 들어서 똑같은 행동을 습관적으로 지키는 것도 그 때문이다. 모든 스포츠에서나 마찬가지다.
◇자신만의 어드레스 순서를 갖춰라=프로 선수들을 보면 시간의 길고 짧은 차이는 있지만 대체로 비슷한 루틴을 따라 어드레스에 들어간다. 이를 참고해 자신의 루틴을 만들면 좋은 리듬과 타이밍으로 좋은 샷을 할 확률이 높아진다. 선수들은 ▦우선 볼 서너 발짝 뒤쪽에 서서 홀과 바람을 체크하고 ▦여기서 얻은 정보를 바탕으로 머릿속으로 볼이 날아가는 모습을 상상한 뒤 ▦한두 번 가볍게 연습스윙을 한다.
◇중간 목표물에 정렬하라=볼에 다가설 때는 정확하게 정렬(얼라인먼트)하는 게 중요하다. 목표 지점부터 볼까지 연결되는 가상의 타깃라인을 설정한다. 방향 오차를 줄이기 위해 타깃라인상에 있으면서 볼 앞 2~3m 지점에 위치한 풀 조각이나 작은 돌멩이, 색깔이 다른 잔디 등을 중간 목표물로 삼는다. 실제 어드레스 자세를 취할 때도 목표 지점이 아닌 중간 목표물을 보면서 다가서야 방향이 흐트러지지 않는다.
◇클럽에 스탠스를 맞춰라=많은 아마추어 골퍼들이 스탠스를 잡은 뒤 클럽헤드를 볼 뒤에 내려놓지만 이렇게 하면 정확히 겨냥하기 어렵다. 프로들은 조금 전 설정한 중간 목표물에 클럽페이스를 맞춰 먼저 헤드를 지면에 댄 뒤 페이스에 맞춰 양 발의 위치를 잡는다.
◇왜글은 짧게 효과적으로=셋업이 됐으면 두어 차례 손목을 까딱거리는 왜글(waggle) 동작을 가볍게 한다. 왜글은 헤드의 무게감을 느끼면서 근육이 경직되지 않게 하는 중요한 동작이다. 하지만 그저 습관적인 왜글은 무의미하며 지나치게 많이 하면 어드레스 시간이 길어지면서 오히려 리듬과 타이밍이 흐트러진다. 늑장 골퍼로 낙인 찍힐 수도 있다. 짧고 효과적인 왜글을 한 뒤 목표 지점을 마지막으로 한번 바라보고 나서 스윙에 대해 생각하기보다는 템포에 초점을 맞추며 클럽을 휘두른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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