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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중도금 내가며 가격 추이를 지켜볼 생각입니다. 우선 임대를 놓고 추이를 지켜보겠지만 보유도 생각하고 있습니다.” (부천에 사는 박모씨) 코오롱건설의 송도국제도시 오피스텔 계약 첫날인 16일. 수천만원의 웃돈을 놓고 분양권 전매가 공공연하게 이뤄질 것이라는 예상과 달리 송도 모델하우스 안팎은 비교적 차분한 모습이었다. 국세청이 123실 계약자와 분양권 전매자 전원에 대한 자금출처 조사 방침을 밝히는 등 대대적인 투기단속에 나선 게 일단 주효했다. 오전10시. 계약이 시작된 뒤 바로 ‘국세청투기단속반’ 완장을 찬 인천지역 세무서 직원들이 모델하우스 밖에서 분양권 전매 단속에 돌입했다. 오전 한때 분양권 전매 중개차익을 노린 이른바 떴다방(이동식 중개업자)들이 분위기 파악에 나서면서 진을 치기는 했지만 단속반이 뜨자 대놓고 분양권 중개를 부추기는 업주들은 눈에 띄지 않았다. 예전에는 떴다방 명함을 돌리는 아르바이트생들이나 떴다방 업주들이 단속이 무색할 정도로 단속반 바로 옆에서 영업을 하는 경우가 비일비재했지만 이번에는 분위기가 사뭇 달랐던 것. 이 같은 분위기 때문인지 전매를 생각했던 당첨자들도 ‘일단은 갖고 있어보자’는 쪽으로 많이 돌아선 듯하다. 32평형을 분양받은 한 인천 주민은 “5,000만~6,000만원 정도 프리미엄(웃돈)을 받고 팔 생각이었다”며 “하지만 분위기도 안 좋고 업주들한테 전화 받은 적도 없어 현재로서는 갖고 있어야 하지 않나 생각 중”이라고 말했다. 실거주 목적이거나 송도국제도시라는 입지를 감안할 때 보유하면 값이 더 오를 것이라는 기대심리로 처음부터 전매를 생각하지 않은 당첨자도 많았다. 최고 평형인 71평형에 당첨된 한 노부부는 “실제로 말년을 보내기 위해 청약한 거라 전매할 생각은 전혀 없다”며 “당첨된 사람을 전부 투기꾼으로 보는 것이 불쾌하다”고 정부의 단속 방식에 불만을 표시했다. 이런 와중에서도 단속의 눈을 피해 간간이 분양권 거래는 이뤄지고 있다. 하지만 매도ㆍ매수 호가 차이가 커 거래 건수가 많지는 않다고 한다. 한 업주는 “70평형이 7,000만원에 팔렸다고 들었다. 서너 건 거래가 이뤄진 것으로 안다”며 “매도자 대부분이 8,000만원 밑으로 호가를 낮추지 않아 많은 거래가 성사되기는 힘들 것 같다”고 말했다. 중개업자들에 따르면 현재 평형별(16~71평형)로 웃돈이 3,000만~7,000만원 정도 붙어 거래되고 있다. 한편 송도 오피스텔 계약은 17일까지 이틀간 진행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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