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그리스에 현대판 음서제 논란

국회 공무원 친인척 고용 만연<br>실업률 치솟자 제 가족 챙기기

혹독한 긴축정책에 신음하는 그리스에서 국회의원이 자신의 가족이나 친인척 등을 국회 공무원으로 고용하는 '현대판 음서제'가 공공연히 시행된 것으로 드러나 논란이 일고 있다.

23일 그리스 일간 카티메리니에 따르면 지난 6월 안토니스 사마라스의 신민당 주도 연립정부가 출범한 후 총 3명의 국회의원이 자신의 친인척에게 국회 공무원 자리를 내줬다. 집권여당인 신민당의 바이론 폴리도라스 의원은 친딸을 채용했고 역시 같은 당의 야니스 트라가키스 의원과 우파인 독립 그리스당의 파노스 카메노스 당수도 조카를 공무원으로 앉혔다.

사실 그리스에서 국회의원이 친인척을 국회 공무원으로 고용하는 것은 불법이 아니다. 헌법에 따르면 국회의원 당선자는 총 6명을 국회 공무원으로 등용할 수 있다. 이에 그동안 국회의원들은 친인척 등을 공무원 자리에 앉혔고 경제가 호황일 때는 국민들도 이를 크게 문제삼지 않았다.

하지만 계속되는 재정위기로 실업률이 사상최고치를 나날이 경신하자 고통분담을 해도 모자라는 국회의원이 오히려 지위를 이용해 제 가족 챙기기에만 급급하다는 여론이 형성되면서 거센 비난이 일고 있다. 결국 사마라스 총리는 다음주 중 국회의원의 친인척 고용을 금지하는 법안을 발의하라고 이날 법무부에 지시했다.



그러나 당사자들은 여전히 아무 문제가 없다는 입장이다. 카메노스 당수는 "이번에 고용한 조카는 대학 교수로 밤낮없이 열심히 일한다"며 "무엇이 문제인가. 왜 이리 호들갑들인가"라고 반문했다. 친딸을 고용한 폴리도라스 의원도 "국회의원에게 6명을 고용할 권한이 있는데 고작 한 명만 썼을 뿐"이라면서 "법적으로 문제될 게 없다"고 밝혔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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