두 배우는 이날 300여명의 팬들이 지켜보는 가운데 할리우드 거리 한복판에 위치한 그로먼스 차이니즈 극장 앞 행사장에서 시멘트 바닥에 한글과 영어로 이름을 써넣고 두 손바닥과 구둣발 자국을 남겼다. 그동안 이 곳에 손ㆍ발도장을 찍은 동양인은 지난 2002년 중국인 우위썬(吳宇森ㆍ영어 이름 존 우) 감독이 유일했다.
1927년 세워져 1944년부터 3년 동안 아카데미 시상식이 열렸던 그로먼스 차이니즈 극장 앞마당에는 찰리 채플린, 게리 쿠퍼, 험프리 보가트, 존 웨인, 메릴린 먼로, 엘리자베스 테일러 등 왕년의 스타는 물론 브루스 윌리스, 브래드 피트, 윌 스미스 등 요즘도 왕성한 활동을 벌이는 스타 배우 등 200여명의 손도장이 남아 있어 관광객들의 필수 방문 코스로 꼽힌다. 할리우드상공회의소 등이 공식 선정해 할리우드 '명예의 거리'에 설치하는 스타 동판과 달리 이곳의 핸드프린트 대상자는 극장 측이 선정한다.
이병헌은 "관광객으로 와서 늘 이곳에서 명배우들의 핸드프린트를 배경으로 사진을 찍곤 했는데 아직도 믿어지지 않는다"면서 "지난 20년 동안 해왔던 배우 활동보다 앞으로 20년 동안 더 열심히 하라는 격려로 여기겠다"고 소감을 밝혔다. 안성기는 "평소 흠모하던 명배우들과 나란히 내 손자국을 이곳에 남기게 돼 큰 영광"이라고 말했다.
이병헌과 안성기의 할리우드 핸드프린트는 한국 배우의 상품성을 할리우드에서도 인정한 것으로 보인다. 이병헌은 할리우드 블록버스터 영화 '지아이조' 1ㆍ2편에 출연해 미국 영화계에도 익숙한 얼굴이고 일본ㆍ중국에도 많은 팬을 거느리고 있어 핸드프린트 주인공으로 발탁됐다. 안성기는 한국영화제작자협회가 왕성한 작품활동과 존경 받는 '국민배우'라는 점을 내세워 추천했다.
한편 그로먼 차이니즈 극장은 23~24일 부러진 화살, 시, 박쥐, 완득이 등 한국 영화 10편을 상영하는 '룩 이스트 한국영화제'를 열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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