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후배 여성 외교관의 롤(역할) 모델이 되기 위해 노력했는데 잘하고 있는지 모르겠네요. 그래도 후배들이 커리어를 쌓아가는 데 하나의 예시가 됐으면 합니다." 백지아(47ㆍ외시 18회) 신임 외교통상부 국제기구국장은 18일 서울경제신문과의 인터뷰에서 이처럼 수줍은 소감을 밝혔다. 백 국장은 외교부가 지금까지 배출한 세번째 여성 고위직 간부다. 내년이면 한국 유엔 가입 20주년을 맞는 시점에 유엔 등 국제기구 관련 업무를 담당하는 자리에 발령받은 데 대해 "유엔 외교는 우리 국익을 추구하는 데 매우 중요하다"며 남다른 감회와 의욕을 나타냈다. 지난 14일 인사발령을 받고 이르면 오는 7월 말 신동익 국장의 자리를 이어받게 될 백 국장은 여성 외교관으로서는 과거 문화국장을 지낸 김경임(62ㆍ외시 12기) 전 튀니지 대사에 이어 두번째로 본부 국장직에 오르게 됐다. 또 1999년 장관 보좌관으로 특채돼 2005년 국제기구국장(당시 국제기구정책관)을 지낸 강경화(55) 유엔 인권최고대표사무소 부대표에 이어 두번째 여성 국제기구 국장으로 기록됐다. 백 국장은 특히 외교부 내 여성 외교관들의 역할을 강조하며 이들이 꿈을 계속 키워나갈 수 있었으면 하는 바람을 내비쳤다. 백 국장은 "외교부 내 여성인력이 상당히 급증했다"며 "국제관계에 대한 관심이 높아짐에 따라 많은 여성들이 외교 일선에서 활약하고 있는데 계획했던 꿈을 하나하나 이룰 수 있으면 한다"고 말했다. 그는 또 국제기구 국장으로서의 각오를 묻자 "유엔 외교를 총괄하는 부서를 맡게 돼 영광"이라면서 "유엔과 정부 사이에 국제평화와 인권 증진, 그리고 군축과 핵 비확산 또 대량살상무기 비확산 등의 세 분야에서 노력하겠다"고 답했다. 특히 백 국장은 "한국이 유엔 사무총장을 배출하고 주요20개국(G20) 정상회의를 유치할 정도로 유엔뿐 아니라 국제사회에서 위상이 높아졌다"며 "그만큼 유엔을 중심으로 한 국제기구 외교에서 우리가 지향하는 성숙한 세계 국가를 실현할 필요가 있다"고 강조했다. 1985년 외교관생활을 시작한 백 국장은 주(駐)뉴욕 영사를 거쳐 주유엔 2등서기관, 주제네바 참사관, 국제기구국 협력관 등을 지낸 국제외교에 정통한 26년차 외교관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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