양국 정상이 지난 3일 정상회담을 통해 올해 안에 양국 간 자유무역협정(FTA)을 타결하기로 합의한 만큼 다양한 분야로 관세인하 품목을 늘리고 원산지 규정도 확대 적용해 '교역 파이'를 키우자는 메시지를 중국 측에 전달한 것이다.
박 대통령은 "에너지·환경·기후변화 등 양국이 직면한 글로벌 이슈에 공동 대응하는 노력도 지속돼야 할 것"이라며 "환경과 기후변화 문제도 양국 간에 정보공유와 공동 기술개발, 산업화 등을 통해 효과적으로 대응할 수 있을 것이라고 생각한다"고 말했다.
양국 정상이 3일 체결한 방송 및 디지털콘텐츠 분야 양해각서(MOU), 원·위안화 직거래시장 개설, 영화산업 협력 등이 대표적인 사례로 꼽힌다.
박 대통령은 "인력교류와 공동 연구개발(R&D), 비즈니스 모델 발굴 등 다양한 협력을 통해 중국의 7대 전략적 신흥산업과 한국의 13대 성장동력 분야의 성과가 조기에 가시화되기를 기대한다"고 시진핑 중국 국가주석에게 제안했다.
박 대통령이 '유라시아 이니셔티브'와 중국의 '신(新)실크로드 구상'을 연계할 필요가 있다고 역설한 것은 몽골·중앙아시아·유럽을 연결하는 경제구상을 실현함에 있어 양국이 함께 협력할 분야가 많다는 것을 강조한 것이다.
한국이 러시아와 가스관·철도·도로 사업을 전개하고 있는 상황에서 러시아와 인접한 중국도 활발하게 러시아와 경협을 추진하고 있는 만큼 한·중·러 3국 간에 새로운 형태의 경협 모델을 구축할 수 있다는 의미가 담겨 있다. 특히 박 대통령이 지난달 우즈베키스탄·카자흐스탄·투르크메니스탄 등 중앙아시아 3개국 순방을 통해 자원부국인 이들 국가와 천연가스, 발전소, 사회간접자본(SOC) 분야에서 대규모 경협 프로젝트를 수주한 만큼 중앙아시아 진출에 눈독을 들이고 있는 중국 정부와도 협력할 수 있는 분야가 많다.
박 대통령은 "지금 중국에서는 신실크로드 구상을 구체화하기 위한 노력이 진행되고 있는 것으로 알고 있다"면서 "앞으로 유라시아 이니셔티브와 신실크로드 구상의 연계를 위해 양국 정부와 기업이 함께 지혜와 역량을 모아가기를 기대한다"고 말했다.
양국 간 FTA 체결을 통한 내수시장 확대도 제안했다. 중국 정부가 서부대개발을 핵심 경제사업으로 추진하고 있는 만큼 중국 내수시장 진출을 새로운 돌파구로 여기고 있는 우리 기업에는 새로운 먹거리를 창출할 수 있는 기회가 된다. 대표적인 케이스가 중국 서부 지역에 신규 공장 건설을 추진하고 있는 현대자동차다. 현대차의 중국 서부 지역 진출은 중소·중견 부품업체와 금융회사들의 동반진출도 꾀할 수 있는 이점이 있다.
박 대통령은 "한국 기업들이 이미 중국의 내수시장에 적극 진출해 한국의 해외투자에서 중국이 20%를 차지하고 있다"면서 "투자 분야도 반도체, 액정표시장치(LCD) 등 첨단 소재부품으로 고도화되고 투자 지역도 중국 중서부 지방으로 다변화돼 내륙개발에도 기여하고 있다"고 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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