이번 신용등급 강등이 시장에 미칠 직접적인 영향은 제한적이더라도 유럽 각국의 재정위기 타개를 위한 고강도 긴축은 불가피해 보인다. 이는 유럽을 최대 수출시장으로 삼고 있는 미국경제에도 타격을 주게 된다.
FRB는 경기부양을 위해 추가 양적완화를 할 수 있다고 강조해왔지만 최근 일련의 경제지표들이 양호하게 나오면서 QE3 실시 시기가 늦춰지거나 아예 하지 않을 수 있다는 관측이 제기됐다. 그러나 유럽 국가에 대한 무더기 신용등급 강등은 이런 분위기를 다시 QE3 조기실시 쪽으로 되돌려놓고 있다.
데이비드 그린로 모건스탠리 이코노미스트는 FRB가 현재 실시하고 있는 오퍼레이션트위스트(Operation Twist)가 종료되는 오는 6월 QE3를 시작할 것이라고 예상했다. 방법으로는 모기지 금리를 낮춰 주택수요를 확충할 수 있도록 모기지 채권을 매입할 것이라고 내다봤다. 최근 실시된 프라이머리 딜러(뉴욕 연방은행이 공인한 국채 딜러) 대상의 설문조사에서도 딜러의 60%가 1년 내 FRB가 QE3를 실시할 것으로 예상했다.
QE3의 효과에 대해 회의적인 딘 마키 바클레이스 애널리스트 역시 "현재 QE3가 도입될 확률은 40%"라며 "벤 버냉키 FRB 의장의 통화정책 기자회견이 예정된 4월을 주목해야 한다"고 말했다.
통화정책의 결정권을 가진 연방공개시장위원회(FOMC)의 보팅멤버 교체도 QE3의 우호적인 환경을 조성할 것으로 예상된다. 교체돼 나가는 맴버 4명 중 3명은 매파인 반면 새로 들어오는 4명 가운데 존 윌리엄스 샌프란시스코 연방은행 총재, 샌드라 피아날토 클리블랜드 연방은행 총재 등 3명이 '비둘기파'로 분류된다. 이에 따라 FOMC의 비둘기파와 매파 간 구도는 지난해 7대3에서 올해 9대1로 변하게 된다. 버냉키 의장의 완화적인 통화정책을 적극적으로 뒷받침할 수 있는 셈이다.
QE3에 대한 FRB의 의중은 24~25일 열리는 올 첫 번째 FOMC에서 힌트를 얻을 수 있을 것으로 예상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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