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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막오른 초고층 시대] <중> 지방도시에 활기 불어넣는다

"지역 대표 랜드마크로" <br>英 '카나리 워프' 런던 금융중심지 우뚝<br>부산 롯데월드·해운대 우동 센텀시티등<br>초고층 복합개발로 지역경제 활성화 기대

'카나리 워프' 전경


영국 런던 동부 템스강변의 도크랜드(Dock Land)에는 거대한 마천루 숲이 사람들의 시선을 사로잡는다. ‘카나리워프(Canary Wharf)’로 불리는 이곳에는 씨티그룹 유럽본부, HSBC, 모건스탠리, 리먼브러더스 등 세계적인 금융회사를 비롯해 클리포드 챈스 등 다국적 로펌과 언론사들의 간판이 즐비하다. 유럽 금융의 중심으로 불리는 런던에서도 단연 눈에 띌 수밖에 없는 곳이다. 카나리워프는 지난 81년 대처 정부가 이 지역 활성화를 위해 의욕적으로 추진한 비즈니스지구 개발 프로젝트다. 프로젝트가 시작된 지 25년이 지난 지금, 이곳에서는 8만2,000명의 인구가 모여들었고 주간 유동인구가 50만명에 달하고 있다. 개발은 여전히 현재진행형이어서 프로젝트가 완료되는 오는 2025년에는 20만명 이상이 카나리워프로 몰려들 것으로 추산된다. 카나리워프가 런던 금융의 중심지로 자리잡을 수 있었던 원동력은 초고층 건축을 통한 도시 공간의 효율적 사용으로 꼽힌다. 실제로 영국에서 가장 높은 빌딩 3개가 모두 카나리워프에 있다. 카나리워프 타워라고 불리며 이 지역의 랜드마크로 꼽히는 ‘원 캐나다 스퀘어(One Canada Square, 50층, 235.1m)’를 비롯해 HSBC 본사가 위치한 ‘8 캐나다 스퀘어(45층, 200m)’, 씨티그룹 사옥인 ‘25 캐나다 스퀘어(45층, 200m)’가 그 주인공이다. 카나리워프 개발에 어려움이 없었던 것은 아니다. 초기에는 과도한 상업ㆍ업무용 건물 개발과 층고제한 문제로 시와 사업자간 마찰을 빚기도 했다. 런던의 전통적인 건축 유산 보전을 위해 만들어진 ‘1984 드래프트 플랜’이라는 규제는 프로젝트 자체를 휘청거리게 했다. 하지만 사업자의 적극적인 설득으로 런던시는 이듬해 초고층 건축 허용이 가능하도록 관련 법을 개정하기에 이르렀고 비로소 카나리워프 프로젝트도 빛을 보게 됐다. 새로 수정된 법은 건축물의 용적률을 350%에서 500%까지 완화하고, 특히 업무용도에 대해서는 연면적을 200만㎡까지 추가로 허용했다. 카나리워프의 이 같은 성공과는 달리 국내 도시들의 초고층 건축은 초보적 수준을 벗어나지 못하고 있다는 평가다. 서울은 그나마 나은 편으로, 지방은 광역시 등 대도시조차 초고층 건축이 전무하다시피 한 실정이다. 다행인 것은 최근 초고층 건축에 대한 지자체의 인식이 높아지면서 활발한 기업유치 작업이 이뤄지고 있다는 점이다. 롯데그룹은 지난 2001년 착공한 부산 롯데월드를 510m(107층)로 당초 계획보다 46m 높이기로 했다. 초고층 건축에 대한 기업과 지자체의 이해관계가 맞아떨어진 셈이다. 부산시는 이와 함께 해운대 우동 센텀시티를 첨단 도시로 개발한다는 목표를 세우고 잇따라 초고층 건축을 추진 중이다. 내년 첫 삽을 뜨는 부산월드비즈니스센터(WBCB)는 106층(460m)으로 지어지며 현대산업개발도 최고 70층 높이의 복합주거단지 프로젝트를 추진하고 있다. 현대산업개발의 한 관계자는 “초고층 복합개발을 통해 국내 최고의 주거시설과 관광상업시설이 들어서 부산 지역 경제활성화에 크게 기여하는 랜드마크가 될 것으로 기대한다”고 말했다. 인천에서는 송도 인천타워(151층, 610m)에 이어 68층짜리인 동북아트레이드타워(NEATT)가 2월 초 착공식을 가졌다. 풍림산업도 학익동에 아파트로는 최고층으로 기록될 53층짜리 ‘엑슬루타워’를 세우는 프로젝트를 발표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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