2008년 글로벌 금융위기 이후 수도권 아파트 전셋값 시가총액이 약 248조원 불어난 것으로 나타났다. 경기침체로 집값상승에 대한 기대감이 사라지자 주택 매입보다는 전세에 머무르려는 수요가 대폭 증가했기 때문으로 풀이된다.
부동산정보업체 부동산114는 서울ㆍ경기 등 수도권 아파트의 전세 시가총액이 지난해 말 기준 720조6,352억원으로 집계됐다고 15일 밝혔다.
이는 글로벌 금융위기가 발생하기 직전인 2008년 8월(472조8,530억원)보다 247조7,822억원이나 증가한 수치다.
반면 수도권의 아파트 매매가 시총은 지난해 말 약 1,356조1,838억원으로 같은 기간 약 64조억원 늘어나는 데 그쳤다. 지난 4년 반 동안 수도권 아파트 전셋값 증가규모가 매매가격의 4배에 달하는 셈이다.
전세 시가총액이 큰 폭으로 증가한 이유는 2008년 글로벌 금융위기 이후 아파트값이 최고점을 찍고 하락세로 돌아서자 주택수요가 전세에만 집중됐기 때문이다.
지역별로 살펴보면 지난해 말 기준 서울 아파트 평균 매매가격은 5억780만원으로 2008년 말 이후 가장 낮은 수준으로 떨어졌다. 반면 서울 아파트 평균 전세가는 같은 기간 2억7,043만원으로 역대 최고로 집계됐다. 조사를 시작한 2003년 1월 이후 서울 전세가율(아파트 매매가 대비 전세가 비율)이 54.8%로 최고치를 기록하고 있는 것.
전문가들은 이 같은 전세수요 집중현상에 따라 실물경기 위축이 가속화되고 있기 때문에 새 정부에서 주택거래활성화 대책을 추가로 내놓아야 한다고 주문하고 있다. 건설경기 악화가 지속되면서 내수 성장에 타격을 주고 있다는 것.
임병철 부동산114 리서치센터 팀장은 "주택거래시장 활성화를 위해서는 매입 기회를 열어줘야 한다"며 "취득세 감면 조기 추진과 국회 계류 중인 다주택자 양도세 중과폐지 등의 정책과 대출규제 완화 등을 추진하면 거래 여건이 나아질 것"이라고 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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