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정부가 개성공단의 토지사용료나 임금ㆍ세금 등에 대해 북한과 대화를 통해 상호 합의를 전제로 풀어가기로 했다. 정부는 일각에서 제기되고 있는 ‘개성공단 폐쇄와 개성기업 손실에 대한 남북협력기금 지원설’도 일축했다. 그러나 정부는 개성공단 직원 유모씨의 북한 억류문제는 개성공단 등 어떤 협상의 대상도 될 수 없다는 점을 분명히 했다. 정부는 북한의 일방적인 ‘개성공단 법규 및 기존 계약 무효’ 선언에도 불구하고 북한을 회담 테이블로 유도하기 위한 다각적인 방안을 모색하고 있는 것으로 17일 알려졌다. 이는 정부가 북한과 대화를 통해 개성공단 현안을 해결한다는 방침에 따른 것이다. 특히 정부는 지난 15일 북측에 제의한 ‘18일 회담제안’이 유효하다는 입장 아래 회담에 나설 것을 촉구하는 한편 북한이 새로운 회담 날짜를 역제의할 경우 이를 수용하는 방안을 적극 고려하고 있는 것으로 전해졌다. 정부의 한 당국자는 “대화를 통해 개성공단과 관련한 남북 간 현안을 풀어나간다는 정부의 방침은 확고하다”면서 “북한이 새로운 회담 날짜를 제의한다고 해서 우리가 이를 거부할 이유가 없다”고 말했다. 정부는 또 북한이 일방적으로 개성공단 관련 법규를 개정하고 계약을 무효화하는 것은 부당하다는 점을 부각시키는 동시에 개성공단 폐쇄 등 최악의 상황에 대한 대비책도 강구하고 있는 것으로 알려졌다. 또 다른 당국자는 “개성공단 관련 법규와 계약의 일방적인 취소는 당사자인 우리 기업들이 현실적으로 받아들일 수 없기 때문에 가능하지 않다”면서 “설사 일부 법규와 계약을 변경할 필요가 있더라도 이는 상호 합의가 전제돼야 한다”고 지적했다. 그는 ‘개성공단 폐쇄 및 개성기업 손실 보전설’에 대해 “이는 현재 정부가 취하고 있는 조치가 아니다”면서 “우리는 북한에 지속적으로 대화에 나설 것을 촉구하고 있고 대화 재개를 위해 노력할 뿐”이라고 말했다. 그러나 정부의 또 다른 당국자는 이날로 49일째 개성공단에 억류 중인 유모씨의 신변과 관련, “유씨 문제는 (북한이) 빨리 석방해야 처리될 문제이지 어떤 협의나 협상의 대상이 아니다”라며 “다만 토지사용료나 임금ㆍ세금 등은 대화를 통해 풀어갈 수 있는 문제”라고 말했다. 이에 앞서 이언 켈리 미 국무부 대변인은 정례 브리핑에서 북한의 이번 일방선언에 대해 “북한의 이런 경솔한 행동은 도움이 되지 않을 것이며 나쁜 방향으로 가는 조치”라며 북한의 자제를 촉구했다. 한편 개성공단 사업이 최대 위기에 직면했지만 남측 관계자들의 개성공단 출입은 정상적으로 진행되고 있는 것으로 알려졌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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