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유럽수출 악화·부동산 경착륙 악재 상존… 지준율 추가 인하 경기 선제방어 나설듯

[짙어지는 위기감 긴장하는 정부] <br>中, 작년 4분기 GDP 8.9%… 연착륙 지속된다지만


중국의 지난해 4ㆍ4분기 국내총생산(GDP) 성장률이 투자ㆍ소비 등의 호조세에 힘입어 8.9%를 기록해 연착륙 국면을 지속하고 있는 것으로 나타났다.

17일 중국 국가통계국은 '국민경제 운행 상황' 보고서 발표에서 지난해 연간 GDP는 47조1,564억위안으로 전년 대비 9.2%를 기록했다며 이같이 밝혔다. 중국의 성장률은 부동산 과열 방지 등을 위한 당국의 기준금리 인상 등 긴축조치가 지속되면서 지난해 1ㆍ4분기 9.7%, 2ㆍ4분기 9.5%, 3ㆍ4분기 9.1% 등으로 점진적인 하락 추세를 보여왔다. 분기 GDP가 8%대로 떨어진 것은 지난 2009년 2ㆍ4분기 8.1%를 기록한 후 처음이다.

중국경제는 주요 지표만 놓고 보면 완연한 연착륙 국면에 접어든 것으로 분석된다. 성장률도 당초 예상(8.5~8.7%)보다 견조할 뿐 아니라 내수와 수출 경기를 동시에 가늠해볼 수 있는 12월 산업생산 증가율도 12.8%로 오히려 전월의 12.4%보다 호전된 모습을 보였다. 12월 소매판매 증가율도 18.1%로 전월의 17.3%보다 높아졌다.

하지만 유럽연합(EU)의 재정위기 악화 여파 등으로 올해부터 수출 경기가 급격히 둔화할 수 있다는 우려가 커지고 있다. 수출은 중국경제의 3분의1을 차지하는 중요 변수로 향후 주요 수출 대상국인 EUㆍ미국 경제의 추가 악화 여부에 따라 중국경제를 옥죌 수 있다는 불안감이 팽배해 있다.

실제 지난해 3ㆍ4분기까지 20%를 웃돌던 수출 증가율은 12월에 10%대로 떨어졌다. 올 들어서는 유럽에 대한 수출 증가율이 0%의 제자리걸음을 할 것이라는 우려의 목소리가 나오고 있다.

김진용 한국은행 베이징사무소 대표는 "지난해 초부터 본격적으로 시작된 당국의 긴축조치로 성장률이 연착륙하는 추세를 보이고 있다"며 "하지만 해외수요 악화 등으로 경기악화 조짐이 있는 만큼 실물경기 안정을 위해 중소기업대출 확대 등 선별적인 유동성 확대 조치를 강화해나갈 것으로 예상된다"고 말했다. 모건스탠리는 글로벌 금융위기 이후 내수부양을 위해 중국 당국이 쏟아부었던 4조위안의 재정부양책 효과가 떨어지고 수출도 감소하면서 올해 1ㆍ4분기 성장률이 7.6%로 급격히 하락할 수 있다고 경고했다.

여기다 은행 대출 축소 등 긴축조치로 원저우시 등을 중심으로 시작된 중소기업의 줄도산이 전국으로 확산되고 최대 부동산개발업체인 완커 등의 부도설 등 그동안 지속된 부동산규제책에 따른 부동산 경기 경착륙 우려가 커지고 있는 것도 불안요인이다.



우리투자증권 베이징대표처의 유동원 리서치센터장은 "중국경기는 기본적으로 연착륙 모양새를 취하고 있지만 해외수요 악화에다 국내적으로는 부동산 경착륙 우려가 상존하고 있다"며 "선제 경기방어를 하려 이르면 2월에 시중 유동성 확대를 위한 은행 지급준비율 추가 인하에 나설 것으로 예상된다"고 말했다.

이미 중국은 경제목표를 지난해 물가안정에서 올해는 안정적 성장으로 변경하고 지난해 12월 지준율 인하에 나서며 은행 대출을 확대하고 있다. 이 같은 정책 조정 여파로 지난해 11월 3,200억위안대이던 은행 신규대출이 12월에는 1조4,000억위안대로 껑충 뛰었다.

경기 전반에 영향을 끼칠 수 있는 기준금리 인하는 당분간 이뤄지지 않을 것으로 보인다. 기준금리 인하는 물가 상승압력이 완전히 가시지 않은 상황에서 시중 유동성의 급격한 확대를 가져올 수 있는데다 가뜩이나 예금금리가 인플레이션을 따라가지 못하는 역금리 현상이 더욱 고착화할 수 있기 때문이다.

따라서 은행 대출 여력을 높이기 위한 지준율 인하, 환매조건부채권(RP) 등 공개시장조작을 통한 유동성 확대, 취약한 중기대출 증대 등의 조치를 취할 것으로 전망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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