볼쇼이발레단과 최초로 합동 공연을 펼치는 국립발레단은 러시아의 대작 '라이몬다'를 들고 나왔고 유니버설발레단은 무용수 150여명이 출연하는 러시아의 블록버스터 발레 '라 바야데르(La Bayadere)'로 승부수를 던진다.
오는 9월 25일부터 30일까지 예술의전당 무대에 오르는 '라이몬다'는 러시아 무용수 4명이 내한해 러시아 발레의 진수를 보여준다. 러시아황실발레단을 이끌며 러시아 발레 시대를 주도한 마리우스 프티파가 생전에 마지막으로 만든 걸작으로 지난 1898년 첫 선을 보였다. 작곡가 차이코프스키와 공동 작업을 하며 발레 세계를 펼쳤던 프티파는 차이코프스키의 죽음 이후 새롭게 발굴한 음악 파트너 알렉산드르 글라주노프에게 관현악의 화려한 색채감과 낭만적인 선율미, 웅장함 넘치는 음악을 부탁해 자신만의 색채을 담은 '라이몬다'를 탄생시켰다. 국립발레단은 1964년부터 1995년까지 볼쇼이발레단의 예술감독을 지낸 세계적인 안무가 유리 그리가로비치(83) 버전으로 작품을 무대에 올린다.
13세기 십자군 전쟁에 출전한 헝가리 왕국의 기사 장드브리엔과 약혼녀인 프랑스 귀족의 조카 라이몬다, 그녀에게 끌리는 사라센의 기사 압드라흐만의 삼각 관계를 소재로 한 이야기다. 한국 무용수는 국내 대표급 발레리나 김주원과 김지영이, 러시아에선 마리아 알라쉬와 안나 니쿨리나가 라이몬다로 출연하고 장드브리엔 역은 김현웅과 이동훈, 알렉산더 볼치코프와 아르템 아브차렌코가 맡는다.
오는 10월 29일부터 11월 5일 유니버설발레단이 예술의전당에서 공연하는 '라 바야데르'는 지난 1877년 러시아 상트 페트르부르크 극장 마린스키 발레단에 의해 첫 선을 보인 클래식 대작이다. 프랑스어로 '인도의 무희'란 뜻의 '라 바야데르'는 인도 사원을 배경으로 아름다운 무희 니키아(사랑을 상징)와 매혹적인 악녀 감자티(권력을 상징), 둘 사이에서 갈등하는 젊은 전사 솔로르 사이에서 벌어지는 사랑과 배신과 음모, 용서와 화해를 장대한 스케일로 그려낸다. 150여명의 출연진이 400여벌의 이국적인 의상을 입고 군무를 선보이며 높이 2m, 무게 200㎏짜리 코끼리상이 무대 위로 걸어 나와 객석을 압도한다.
특히 군무 장면이 유명한 이 작품에서는 3막에서 여성 무용수 32명이 보여주는 '망령들의 왕국'이 최고 명장면으로 손꼽힌다. 이 장면은 '백조의 호수' 중 호숫가의 군무, '지젤' 중 지젤 군무와 더불어 '발레 블랑(백색 발레)'의 최고봉으로 평가받고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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