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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스펙 초월 NCS에 답 있다] <8> 능력중심사회의 완성 NQF

자격증·경력 통합 인증 … 학벌 없어도 성공

국가가 개인역량 점수화

석·박사 같은 권위 가져 공정한 승진·보상 가능


#. 김표준(가명)씨는 가정형편이 어려워 중학교를 졸업한 뒤 전자업체에 입사해 야간 고등학교를 다녔다. 학교를 졸업한 후에는 한 전자업체에 입사했다. 김씨는 일하면서 전자기기기능사·산업기사 자격증을 취득하고 전국기능경기대회에서 우수상을 받았다. 현장에서도 일을 잘한다는 얘기를 곧잘 들었지만 정작 승진 때는 명문대학을 졸업한 쟁쟁한 사원들에 밀려 번번이 고배를 마시고 있다.

김씨와 같은 경우는 오늘날 우리 사회에서 적잖이 볼 수 있는 사례다. 그러나 10년 뒤라면 김씨의 운명은 다음과 같이 바뀔 수 있다.

김표준씨는 중학교를 졸업한 후 회사 경력과 고등학교에서 국가직무능력표준(NCS) 기반 교육을 충실히 받은 점을 인정받아 '국가역량체계(NQF) 3수준' 인증을 받았다. 이 자격을 발판 삼아 한 중견 전자업체에 들어갔다. 이 기업은 다른 학력조건 필요 없이 NQF 3수준 이상이면 지원할 수 있기 때문이다. 김씨는 일하면서 기업과 양해각서(MOU)를 맺은 전문대에서 NCS 기반 교육을 받았고 틈틈이 전자기기기능사·산업기사·기사 자격까지 땄다. 여기에 치밀한 일처리로 직무평가에서 높은 점수를 받아 10여년이 지나자 NQF 7수준까지 이르렀다. 동기들보다 먼저 차장으로 승진한 것은 당연한 수순이었다. 김씨는 얼마 전 유명 대기업에서 7수준 직원을 우대한다며 스카우트 제의를 받고 이직과 잔류를 놓고 행복한 고민을 하고 있다.

이상은 정부가 그리는 '능력 중심 사회'가 완전히 실현됐을 때의 미래상이다. 능력 중심 사회의 핵심 열쇠는 야간 고등학교 출신인 김씨가 승승장구할 수 있었던 비결인 NQF에 있다.

NQF는 학위·자격증·훈련경험·현장경력 등 한 사람의 능력을 가늠할 수 있는 모든 스펙을 국가가 인증하는 하나의 커다란 자격 체계로 통합하는 것을 말한다. 예를 들면 국가가 검증한 고등교육, 직업훈련기관의 교육훈련과정을 이수하거나 자격증을 따면 일정한 점수가 나온다. 현장경력도 일정한 직무평가 시스템을 거쳐 점수를 준다. 이 같은 점수를 다 더해서 일정 수준이 되면 NQF 자격을 인정해주는 것이다.



이 NQF는 수준에 따라 박·석사와 같은 학위와 맞먹는 권위를 가진다. 가령 국가자격 체계를 운영하고 있는 외국의 경우 보통 NQF 7수준은 석사, 8수준은 박사 수준으로 쳐준다. 굳이 명문대를 안 나와도 현장에서 일을 잘하거나 직업훈련기관의 교육을 충실히 받는 것만으로도 사회에서 떳떳하게 인정받는 길이 열리는 것이다. 채용 과정에서는 학벌 등의 차별이 사라지고 직장에서도 공정한 승진·보상이 가능해진다.

NQF가 가능하려면 NCS 기반으로 교육·훈련·평가 시스템을 개편하고 검증하는 작업이 선행돼야 한다. 정부는 이 같은 작업에 속도를 내 오는 2017년에는 본격적으로 NQF를 도입할 예정이다. 소프트웨어 개발 분야는 올해부터 NQF를 시범 도입한다.

나영돈 고용노동부 직업능력정책관은 "NQF는 능력 중심 사회 개혁의 가장 마지막 단계"라며 "NQF까지 성공적으로 정착시키면 뿌리 깊은 학벌지상주의가 사라지고 우리 사회 전반이 능력 중심으로 전면 개편될 것"이라고 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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