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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기자의 눈] '치킨 게임' 이젠 끝내자

한치의 양보도 없는 ‘치킨 게임’이라는 말이 요즘처럼 맞아떨어질 때가 있을까. 지난 2일 열린 ‘PD수첩’ 팀의 기자회견은 ‘과학적 권위’를 앞세워 자사 측을 강하게 비판한 황우석 교수 팀에 대한 일종의 선전포고의 장과 다름 아니었다. ‘PD수첩’ 팀은 취재 일지를 드러낸 데 이어 배아줄기세포 ‘진위 논란’의 검증 과정까지 샅샅이 공개했다. ‘PD 수첩’이 난자 제공의 의혹을 제기할 때만 해도 문제가 됐던 것은 네티즌들의 강한 반발 정도였다. 그러나 과학적 성과 자체에 대한 검증은 이제까지 그 누구도 제기한 적이 없기 때문에 이 문제를 바라보는 국민들로서는 당혹스럽기까지 하다. 네티즌들의 맹비난이 지난번 윤리 문제 제기의 흥분에서 크게 벗어나지 못한 이유도 여기에 있을 것이다. 저토록 확신을 갖고 덤벼드는 ‘PD수첩’에 대해 국민들은 흥분과 우려를 넘어 두려움까지 갖고 있다. 언론이 추상 같은 진실을 파헤치는 일도, 과학자가 학문적 성과와 쌓은 권위를 지키는 일도 모두 자신들에게 주어진 사명에 최선을 다하는 일이다. 문제는 두 가치관이 충돌했을 때 우리 모두가 겪어야 할 충격이다. ‘PD수첩’이 파헤친 의혹이 사실일 경우 우리 과학계가 받을 상처는 재앙이라 해도 과언이 아니다. 황 교수를 비롯한 이 분야의 국내 과학자들이 전세계에서 매장당할 수도 있다. 그들의 의혹 제기가 잘못된 것으로 판단될 경우 이 땅에 존재하는 언론 자체의 신뢰가 무너지고 사운을 걸고 뛰는 언론사는 문을 닫아야 할지도 모른다. 여기까지 온 이상 의혹 제기 자체를 덮을 수는 없다. 진실을 밝히되 서로에게 치명적인 상처를 입히지 않는 묘안을 찾아야 할 때다. 이를 위해서는 황 교수가 직접 나서 제기된 의혹을 있는 그대로 해명하고 MBC 역시 왜 이런 의혹을 제기하게 됐고 그 과정에서 무리한 문제 제기는 없었는지 되돌아보고 시청자들에게 밝혀야 한다. 무엇보다도 황 교수에게 희망을 걸었던 대한민국 사람들의 상처를 어루만져줄 수 있는 지혜가 필요하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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