국제탐사보도언론인협회(ICIJ)는 22일(현지시간) 싱가포르와 버진아일랜드 소재 기업에서 빼내온 2,000GB 분량의 자료를 분석한 결과 중국 및 홍콩 최고위층 및 부호 2만1,321명이 버진아일랜드에 페이퍼컴퍼니를 설립했거나 지분을 보유하고 있다고 폭로했다. ICIJ는 아직 국적이 불분명한 회사를 추가 확인 중이어서 이 숫자는 더 불어날 것으로 예상된다고 밝혔다. ICIJ는 중국에는 공직자 재산공개 제도가 없어 조세회피가 가능했으며 지난 2000년부터 1조~4조달러 규모의 자산이 추적을 피한 채 해외로 빠져나갔다고 분석했다.
ICIJ 보고서에 따르면 페이퍼컴퍼니를 세운 인물 가운데는 중국 전현직 최고위 지도부의 친인척 13명이 포함됐다. 시진핑의 매형이자 부동산 개발업자인 덩자구이와 후진타오 전 주석의 사촌은 물론 지난해 3조원대 자산규모가 공개된 원 전 총리의 아들과 사위가 대표적이다. 리펑 전 총리의 딸, 덩 전 주석의 사위도 명단에 이름을 올렸다.
중국의 제1부호로 알려진 마화텅 텐센트그룹 공동창업자를 포함해 여성 최고 부자인 양후이옌 비구이위안그룹 후계자 등 재계 핵심 인사의 상당수도 유령회사를 설립했다고 ICIJ는 밝혔다. 명단에 오른 인사 가운데는 부패혐의로 사법처리를 기다리고 있거나 이미 복역 중인 사람도 있다.
< 저작권자 ⓒ 서울경제, 무단 전재 및 재배포 금지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