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공약실행 정말 문제 없나… 3대 쟁점 분석

기초연금 - 4년간 예상치 2배 40조 필요… 세대간 갈등도 우려<br>4대 중증질환 - 불필요한 진료로 도덕적해이 초래<br>군 복무 단축 - 병력 부족 대체 예산 1조 더 들어


대다수 전문가들은 박근혜 대통령 당선인이 내건 일부 공약의 실현 가능성 여부에 대해 의문을 나타내고 있다.

재원조달 방법이 뚜렷이 제시되지 않고 있는 것은 물론 국민의 반발도 만만치 않을 것으로 보기 때문이다. 특히 기초연금제와 4대 중증질환 100% 보장, 군 복무기간 단축 등 3개 공약은 재정 문제뿐 아니라 사회적 합의를 필요로 한다는 점에서 시간을 두고 신중히 논의해야 한다는 이야기가 나온다. 검토 후 현실적으로 무리라는 판단이 설 경우 공약 폐기까지 고려해봐야 한다는 지적이다.

◇4년에 40조원, 기초연금 재원 어떻게 마련하나=만 65세 이상 노인에게 월 20만원의 기초연금을 지급하겠다는 약속은 재원조달과 세대 간 불평등 문제를 해소하지 않고서는 결코 실현될 수 없다.

새누리당은 기초연금 실현을 위해 4년간 19조7,000억원가량이 필요하다고 밝혔고 박 당선인은 별도의 증세 없이 세출을 줄여 이 재원을 마련할 수 있다고 공헌했다. 하지만 한국보건사회연구원의 추산에 따르면 기초연금 실현을 위해 내년에만 9조7,000억원이 추가로 필요하고 점차 그 액수가 불어나 오는 2017년에는 연간 약 40조원의 재원이 새로 마련돼야 한다. 예상했던 필요재원보다 두배 이상 늘어나는 것이다.

결국 증세나 특별세 신설, 국민연금기금의 일부 활용 등이 논의되고 있지만 어떤 방법을 택하든 부담은 미래세대에 넘어간다. 세대 간 갈등의 문제가 여기서 비롯된다. 한국보건사회연구원의 윤석명 박사는 "노인인구는 갈수록 늘어나는 데 반해 이를 부담해야 하는 경제활동인구는 날로 줄고 있어 미래 부담이 커질 수 있다"며 "현재 저소득층의 경우 국민연금을 15~20년 넣은 사람들도 월 20만원을 받을까 말까 하는데 기초연금이 도입되면 이런 사람들이 더욱 보험 가입을 기피하게 되는 부작용이 나올 수도 있다"고 말했다.

◇도덕적 해이 우려되는 4대 질환만 100% 보장=4대 중증질환 100% 보장은 재원 마련보다 다른 질환과의 형평성, 환자의 도덕적 해이 초래가 더 큰 문제로 지적된다. 4대 중증질환은 ▦암 ▦뇌혈관 질환 ▦심장 질환 ▦희귀난치성 질환을 의미하고 보장률은 현재 75% 안팎이다. 박 당선인은 보장률을 향후 4년 동안 100%로 끌어올려 자기부담금을 하나도 내지 않아도 되도록 하겠다고 약속했다.

16일 열린 한국보건사회연구원의 토론회에 참가한 이기효 건강보험정책연구원장은 "한 해 의료비 부담이 500만원 이상인 사람 중 55%만이 4대 중증 환자이고 45%는 다른 질환자인데 4대 중증 환자만 100% 보장하면 형평성 문제가 제기될 것"이라며 "특히 환자에 진료비를 전액 지원하는 것은 꼭 필요하지 않은 의료 수요를 증가하게 하는 도덕적 해이를 불러일으킬 수 있다"고 지적했다.



복지부의 한 관계자 역시 "진료비 부담이 0원이라면 불필요한 진료까지 마구 받지 않겠는가"라며 "현재 비급여로 제공되는 치료제나 수술법의 건강보험 보장률을 높여 환자 부담을 줄여나가야겠지만 100% 보장은 좀 더 논의가 필요하다"고 말했다.

◇병력자원 부족 예고하는 군 복무기간 단축=병사의 군 복무기간을 단축시키겠다는 박 당선인의 공약도 병력 부족 문제에 대한 해결 없이는 불가능하다는 지적이다.

박 당선인의 공약은 임기 내에 병사의 복무기간을 21개월에서 18개월로 줄이겠다는 것이지만 병력 부족을 대체할 예산 문제와 병사의 숙련도 저하 등을 이유로 반대하는 의견이 적지 않다. 국방부 역시 11일 인수위 업무보고에서 이러한 문제점을 제시하며 신중한 시행을 강조했던 것으로 전해졌다.

공약이 시행되면 당장 올해부터 2030년까지 연평균 2만7,000명의 병역자원이 부족해진다는 게 군 당국의 주장이다. 모자라는 병력은 부사관 1만명을 채용하면 된다는 인수위와는 달리 군은 3만명을 예상하며 예산 1조원이 추가로 든다고 본다. 육군 병과별로 개인 숙련도를 고려한 최소 복무필요기간은 ▦보병 16개월 ▦포병 17개월 ▦기갑 21개월 ▦통신 18개월 ▦정비 21개월이라는 한국국방연구원(KIDA)의 분석을 들어 병사들의 전투력이 줄어든다는 지적도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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