500억 사기 자매 철창행

사기죄로 감옥에 들어갔다 나온 A씨(54)는 자신의 친언니와 조카까지 범행에 끌어들였다. A씨는 보석밀거래에 투자하라며 재력가들의 금고를 노렸고, 가족이 동원된 사기범행은 결국 법원의 징역형 선고로 끝났다. A씨 자매는 서울 송파구의 고급아파트를 월세로 계약한 후 벤츠 승용차를 타고 다니며 재력을 과시하는 방법으로 범행을 시작했다. A씨는 ‘아시아 최고의 보석상’으로 자신을 소개했지만, 본 모습은 두 번의 사기전과로 9년 동안 감옥에 있었던 전과자였다. 하지만 형을 마치고 나서도 그는 사기 범행을 멈추지 않았다. A씨는 수백억 원을 보유하고 있는 재력가들에게 “평택 등지에 보석창고를 운영하고 있다”고 접근했다. 그런 다음“보석 밀거래에 돈을 투자하면 매달 20~30%의 수익을 낼 수 있다”고 투자를 유도했다. 못미더워하는 이들에게는 롤렉스 시계나 금괴를 선물로 주면서 환심을 산 뒤, 나중에는 가짜 귀금속을 투자 담보로 제공했다. A씨는 언니를 바로 옆에 세워두고 투자설명을 하는 등 피해자들이 거짓말을 믿게끔 연출하기도 했다. 이 과정에서 피해자들의 돈이 조카 명의의 통장에 입금되기도 했다. 결국 자매의 사기범행에 넘어간 이들은 500억원 가까이를 날렸다. 서울중앙지법 형사합의23부(홍승면 부장판사)는 사기(특경 사기)혐의로 기소된 이모씨 자매에게 각각 징역 10년, 징역 2년 6월을 선고했다. 범행에 주도적으로 참여하지 않은 A씨의 조카 C모(31)씨는 징역 2년6월에 집행유예 4년을 받았다. 재판부는 “A씨는 1994년과 2001년 유사한 수법으로 범행을 저질러 각각 3년과 6년형을 받았고, 2006년 출소직후부터 동일한 수법으로 거액을 편취해 사회로부터 장기간 격리할 필요가 있다”며 이같이 선고했다. 또한 “수사와 재판과정에서 피해를 변제하려는 노력을 전혀 보이지 않은 점을 고려해 엄한 처벌이 필요하다”고도 설명했다. 다만 재판부는 A씨의 언니와 조카 C씨의 경우 형사처벌의 전력이 없고 범행에 소극적으로 가담한 점을 고려해 형을 결정했다고 밝혔다. 법정에서“조카와 언니는 죄가 없다”는 편지를 눈물로 읽으며 선처를 바랐던 A씨는 결국 친언니와 함께 교도소로 향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