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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사설] 유가 하락 혜택 누리되 돌발 변수 염두에 둬야

추락에는 날개가 없다. 지난주 석유수출국기구(OPEC)가 원유 생산량 감축 합의에 실패함에 따라 올 상반기까지만 해도 배럴당 105달러를 넘나들던 두바이유 가격은 28일 현재 배럴당 69.09달러까지 하락했다. 서부텍사스산원유(WTI)도 66.15달러로 5년2개월 만에 최저치를 경신했다. 시장에서는 산유국들의 시장 점유율을 둘러싼 갈등으로 배럴당 가격이 조만간 60달러선까지 내려갈 것으로 전망했다.

원유 가격 하락에도 OPEC 회원국이 감산에 합의하지 못한 데는 사우디아라비아의 입김이 크게 작용한 것으로 전해진다. 사우디가 감산에 반대하는 이유는 이번 기회를 역으로 이용해 시장점유율을 높이기 위한 포석으로 분석된다. 미국 셰일가스 생산업체들의 생산비용은 평균 배럴당 60달러선인 반면 사우디의 생산비용은 이의 절반인 30달러에 지나지 않는다. 따라서 유가가 60달러선 이하로 떨어질 경우 미국 셰일가스 생산업체들은 줄도산 처지에 빠질 수밖에 없다. 만일 미국 석유사들이 원유 생산에서 대거 철수한다면 사우디가 시장을 재탈환하는 것은 물론 유가급등까지 예상할 수 있다.

국제유가 약세는 우리 경제에 상당한 혜택을 줄 것이다. 기업의 생산비용이 줄어들어 투자여력이 커지는데다 제품가격을 낮춰 소비자들도 더 많은 소비를 할 수 있는 선순환 구조로 이어진다. 현대경제연구원 분석에 의하면 국제유가가 10% 하락할 경우 기업 투자는 0.02% 늘고 소비는 0.68% 증가할 것으로 예상된다. 이에 따라 국내총생산(GDP)은 0.27% 늘어나는 효과가 기대된다. 하지만 최근의 국제유가 하락은 석유생산국 간의 시장 쟁탈전이 뒷배경을 이룬다는 점에서 이런 현상이 영원히 지속될 것이라는 생각은 대단히 위험하다. 언제라도 유가가 반등할 경우에 대비하는 경영전략을 소홀히 해서는 안 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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