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지방 아파트 시장서 '진주'캐기 나서볼까

'미분양 수렁' 벗어날 조짐 보이는데…<br>부산등 집값 올라… "분양가 조정 새 아파트 매력 크죠"<br>최근 몇년새 신규공급 사실상 끊겨… 실수요자 몰려 미분양 해소 빨라<br>이달말 공급 '해운대 자이'등 인기… 세종시 첫마을 최초 분양도 관심

부산 등 지방 광역시를 중심으로 집값이 오르는 등 부동산시장에 온기가 돌면서 이들 지역 신규분양 아파트에 대한 투자자들의 관심도 늘고 있다. 부산 해운대 일대 아파트 전경.



『'11.5대1' 서울에서 분양한 아파트의 경쟁률이 아니다. 지난 9월 부산 서면에서 공급된 주상복합 아파트인 '동일스위트'가 기록한 최고경쟁률이다. 이 단지를 공급한 ㈜동일의 박성배 개발사업부장은 "4~5년 전 분양가인 3.3㎡당 650만원의 저렴한 공급가를 책정한 게 주효했다"며 "부동산시장이 어려워도 가격경쟁력을 갖춘 단지에는 수요자가 몰리는 것을 증명한 셈"이라고 말했다. 이 단지 주변 부동산업계에서는 이 아파트가 분양가 대비 1,000만~2,000만원 정도의 시세차익을 볼 수 있을 것이라는 전망도 나오고 있다. 미분양물량이 워낙 많아 '건설사들의 무덤'이라고까지 불린 대구에서도 순위 내 청약을 마감한 아파트가 등장했다. 지난 7월 화성산업이 공급한 대구 '대곡역 화성파크드림 위드'는 순위 내에서 1.31대1의 청약경쟁률을 기록했다. 부동산 전문가들은 ▦지방 시장의 수급불균형과 ▦각 건설사의 분양가 인하 노력 등이 시장 분위기를 반전시킨 원인이 됐다고 설명한다. 수렁에서 벗어날 조짐을 보이고 있는 지방 아파트 시장에서 '진주'캐기에 나서보는 것은 어떨까.』 지방 아파트 시장이 긴 겨울잠에서 깨어나 오랜만에 살아날 조짐을 보이고 있다. '미분양 적체 → 주변 집값 하락 → 거래 단절'로 이어지던 악순환 구조가 해소되는 움직임이 나타나고 있기 때문이다. 지난달 부산시 서면에서 공급된 '동일스위트'는 총 292가구 공급에 2,285명이 청약해 평균 7.8대1의 경쟁률을 보였는가 하면 인근 집값도 올들어 꾸준한 상승세를 타고 있다. 부동산전문가들은 지방을 중심으로 신규 공급이 한동안 끊기며 수급불균형 현상이 나타난 점이 아파트값을 끌어 올리는 이유가 된 것으로 분석하고 있다. 국토해양부에 따르면 부산의 경우 올 들어 지난 8월까지 준공돼 입주를 시작한 아파트는 총 7,660가구에 불과하다. 같은 기간 서울에서는 2만6,275가구가 집들이를 진행했다. 부산 아파트 공급량이 서울의 4분의1 수준에 그칠 정도로 심각한 공급 가뭄현상을 겪은 것이다. 다른 광역시도 사정은 비슷해 올들어 준공물량은 ▦대전 5,337가구 ▦대구 5,151가구 ▦광주 6,151가구 ▦울산 7,304가구 등에 그쳤다. 김규정 부동산114 부장은 "사실상 신규 공급이 끊겼던 지방을 중심으로 시장이 살아나고 있어 이런 지역을 중심으로 투자처를 찾아볼 만하다" 고 말했다. ◇집값 얼마나 올랐나= 지방 중에서도 집값 상승을 이끌고 있는 곳은 단연 부산이다. 국민은행에 따르면 부산의 9월 아파트값은 연 초 대비 7.2%나 올라 서울을 비롯한 광역시 중 가장 높은 상승률을 보였다. 같은 기간 서울과 인천 집값은 각각 1.1%, 1.5% 하락했지만 ▦대전(4.9%) ▦울산(2.2%) ▦광주(0.8%) ▦대구(0.5%) 등은 오름세로 대조적인 행보를 보이고 있다. 지난 2001년 입주한 부산 남구 용호동 'LG메트로시티1차' 105㎡형의 경우 지난 1월만 해도 2억원 초반 선에서 실제 매매가 이뤄졌지만 현재는 2억5,000만원 선까지 매도호가가 올랐다. 용호동 L공인 관계자는 "105㎡형의 전세값이 1억7,000만원까지 오르면서 전세를 끼고 집을 사겠다는 수요가 늘었다"며 "예전에는 새 아파트 분양가가 워낙 비쌌는데 최근 공급 단지들은 가격을 내리는 추세여서 새 아파트에 대한 관심도 커진 것 같다"고 말했다. 부산지역 분양대행업체인 KNRC 관계자는 "정관신도시의 경우 지난 2007년 첫 공급에 나설 때만 해도 분양이 거의 안돼 입주를 앞두고 할인분양을 통해 간신히 미분양 물량을 털어내는 분위기였다"며 "하지만 최근에는 워낙 공급이 부족해 전용 85㎡ 이하 아파트는 시장에 내놓으면 바로 팔리고 있다"고 전했다. 시장 분위기가 살아나고 있는 것은 광역시에만 한정된 얘기가 아니다. 동일토건이 충북 충주시에서 지난 2006년 공급한 '남산동일하이빌(669가구)'은 2008년 입주 후에도 미분양물량이 많아 '악성미분양' 사업장으로 분류됐던 곳이지만 올 들어 매 달 30여 채씩 거래가 체결되며 중대형 20가구를 제외한 나머지 물량이 모두 소진됐다. 최원규 남산동일하이빌 현장소장은 "최근 5년간 신규 공급이 뚝 끊기면서 실수요자가 몰렸다"며 "분양가가 1억9,599만원이었던 115㎡형은 요즘 2,000만원 가량의 웃돈이 붙을 정도"라고 말했다. ◇지방 새 아파트 '관심 집중'= 지방 부동산시장에서 일부 지역을 중심으로 분양권 프리미엄을 기대할 수 있을 정도로 분위기가 회복되면서 신규 분양 아파트에 쏠리는 관심도 커지고 있다. 기존 미분양아파트는 대부분 전용 85㎡ 초과 중대형으로 구성된 경우가 많고 분양가도 비싸 시장의 외면을 받았지만, 최근 공급 물량은 시세에 맞춰 분양가를 조정하는 것은 물론 단지 구성도 중소형 위주로 구성하고 있다. 부산에서는 이달 말 GS건설이 '해운대 자이'를 공급할 예정이다. 25층 11개 동 규모로 전용 59~120㎡형 1,059가구로 구성된다. 이중 일반분양은 741가구다. 이 단지는 특히 3.3㎡당 분양가가 1,000만원 선 내외에서 정해질 것으로 알려지면서 수요자들의 관심을 모으고 있다. 인근 아파트의 시세와 비교해 3.3㎡당 100만원 가량 저렴하기 때문에 시세차익을 거둘 수 있다는 기대감 때문이다. 해운대구 우2동 D공인 관계자는 "단지 규모가 크고 입지도 좋아 이 단지에 청약하려는 대기 수요자가 많다"며 "부산 분양시장을 가늠하는 바로미터 역할을 하게 될 것"이라고 말했다. 부산지하철2호선 시립미술관역이 가깝고 해림초, 해강중, 해운대고 등 교육시설이 잘 갖춰져 있다. 현대건설과 두산건설 컨소시엄은 해운대구 중2동에서 옛 주공AID 아파트를 재건축한 '해운대 힐스테이트 두산위브'의 분양을 앞두고 있다. 전용 47~236㎡ 2,369가구 규모로 이중 500가구가 일반 분양분이다. 올 11월 예정이었던 공급 시기는 다소 늦춰질 수도 있다는 게 시공사측의 설명이다. 행정중심복합도시로 개발되는 충남 연기군 세종시 첫마을의 최초 분양물량도 관심을 모은다. 한국토지주택공사(LH)는 세종시 첫마을 시범단지 아파트 6,520가구 중 1단계인 2,242가구의 공급을 이달 말 시작할 계획이다. 분양가는 아직 확정되지 않았지만 3.3㎡당 650만원 안팎에 책정될 전망이다. 세종시 첫마을은 새로 개설하는 외국어고와 과학고가 가깝고 상대적으로 분양가도 저렴한 게 장점이다. 다만 입주 시점에는 편의시설 부족으로 생활에 다소 불편을 겪을 수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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