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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책과 세상] 조조는 적절한 인재기용으로 성공했다

■조조평전(장쭤야오 지음, 민음사 펴냄)


조조(曹操)는 군사 전략가이자 정치가였으며 기업가였다. 그는 '내가 남을 저버릴지언정 남이 나를 저버리게 하지 마라'는 극단적인 이기주의를 신조로 내세울 만큼 간사하고 교활한 사람이었던 동시에 '지난 날의 악연은 염두에 두지 않는다'며 자기 자식을 죽인 장수를 기용하는 지략가였다. 죽은 지 1,800여 년이 지났지만 아직도 그가'난세의 영웅' 혹은 '난세의 간웅'으로 양 극단의 평가를 받으며 현재를 살고 있는 이유다. 중국 역사학계의 원로이자 조조 연구의 최고 권위자 중 한명인 장쭤야오는 812쪽에 이르는 방대한 분량 속에 조조를 재조명했다. 그는 조조가 뛰어난 정치가이자 경세가였음에도 불구하고 의심 많고 잔혹한 성격과 행동으로 많은 비판을 받았다며 교활한 사람됨은 비난받아 마땅하지만 그의 공적은 긍정적으로 평가해야 한다고 주장한다. 책은 '한서', '후한서', '삼국지', '자치통감'등 정통 역사서와 사료에 근거해 정치, 경제, 문화 등 다방면에서 나타나는 조조의 장단점과 사상을 다각도로 분석한다. 조조는 인재 기용의 중요성을 깊이 인식하고 있었던 뛰어난 지략가였다. 조조가 성공한 것도 적절한 인재를 제 때 기용한 요인이 컸다.'한 개인에게 단점이 있다 하여 등용하지 않을 수 없다. 담당 관원이 이런 이치를 냉정하게 헤아린다면 내팽개쳐져 있는 인재는 없을 것이고 일을 못 해 관직이 폐지되는 경우가 없을 것이다. '(취사물폐편단령) 그는 이처럼 인재를 판단할 때 오로지 '재능'을 기준으로 등용했다. 직무와 직접적으로 관련 없는 단점은 문제삼지 않았다. '천하를 다투는 것은 인재를 다투는 것'이라는 말에서 인재에 대한 그의 생각이 잘 드러난다. 대신 한 번 눈 밖에 나면 반드시 보복했으며 아무리 재능이 출중한 인물이라도 자신이 쓸 인재가 아니면 망설이지 않고 죽이는 잔인한 면모도 보였다. 또 그는 창조적인 경제 정책을 펼친 정치가였다. 토지를 독점하지 못하도록 막고 힘 있는 자들이 세금을 내지 않거나 힘없는 자들이 대신 내는 일이 없도록 한 것은 그가 중요하게 여긴 경제 관념 중의 하나다.'나라와 고을을 다스리는 자는 백성이 적음보다 평등하지 못함을 근심하며 가난함보다 편안하지 못함을 근심해야 한다. '(억겸병령) 저자는 "사람들은 비록 처음에는 조조를 욕하지만 결국에는 뛰어난 군사 전략가이자 정치가이며 사상가로 인정할 수 밖에 없다"고 말한다. '영웅'과 '간웅'사이에서 다양한 면모를 보인 조조의 삶은 1,800년이 지난 지금까지도 시사점을 던진다. 3만 5,000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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