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어린 학생들에게 미래에 인공지능(AI)이 대신할 수 없는 분야에서 일할 수 있도록 지금부터 창의성을 키우는 교육에 전념해야 합니다. AI 기술의 급속한 발전으로 AI가 20~30년 후에는 인간과 일자리를 놓고 치열한 경쟁을 벌일지도 모르기 때문입니다."
국내 대표적인 뇌과학자 중 한 명인 김대식(사진) KAIST 전기·전자공학과 교수는 직장인 교육업체 휴넷이 최근 서울 강남 한국과학기술회관에서 연 '골드명사특강'에서 인간 수준의 정보이해·해석이 가능한 AI의 출현과 영향에 대해 이같이 설명했다.
그는 "암기·계산 위주의 교육은 산업혁명 때나 효과적이었던 방식"이라며 "현재 초·중학교 학생들은 미래에 어쩌면 기계와 경쟁해야 하는 첫 세대가 될 가능성이 높은데 이들을 AI가 도달할 수 없는 창의적·감성적 분야의 인재로 키우는 교육이 필수적"이라고 강조했다.
김 교수는 독일 막스플랑크뇌과학연구소와 일본 이화학(RIKEN)연구소에서 뇌과학을 연구했으며 미국 미네소타대·보스턴대 교수를 지내고 지난 2009년부터 KAIST 교수로 재직 중이다.
뇌공학·AI를 연구하는 그는 "인간의 뇌는 현실을 나름 해석·조작하기 때문에 우리가 보는 세상은 실제와 다르다"고 단언했다. 무게 1.5㎏에 불과한 뇌는 다른 인체에 모두 존재하는 감각세포가 유일하게 없는 장기다. 오로지 눈·코·귀·피부 등 감각기관을 통해 정보를 받는다. 하지만 안구 구조처럼 감각기관이 정보를 비효율적으로 전달하는 탓에 뇌는 정보를 그대로 받지 않고 연속적으로 들어오는 정보들의 차이 값만 인식해 해석한다는 것이다. 이 과정에서 착시·착각과 오류가 발생한다.
김 교수는 "사람은 감각을 통해 결정한 선택이 옳다고 느끼지만 사실 이는 뇌가 선택에 대해 정당화하는 과정일 뿐"이라고 설명했다.
그가 이끄는 KAIST 연구팀은 뇌가 경험으로 학습하는 원리를 이용해 물체를 보고 인지하는 AI를 개발했으며 KAIST 연구실에서 지난해 말 실험한 영상을 소개했다. 물체에 대한 빅데이터 가운데 가장 중요한 정보만을 모아 컴퓨터 스스로 학습하도록 하는 '딥러닝(Deep Learning)'이 기반기술이다. AI 기술이 50여년 동안 제자리걸음 하다 최근 10년여 전부터 딥러닝 기술을 통해 비약적 발전을 이루고 있다. 이미 마이크로소프트·구글·페이스북 등 글로벌 정보기술(IT) 기업들이 사물을 인지하고 스스로 해석하는 기술과 서비스를 잇따라 내놓고 있다. 구글의 경우 이용자가 올린 사진의 상황을 파악해 사진에 어울리는 제목(레이블링)을 달아주는 기술도 선보였다.
김 교수는 "20~30년 내 정보를 인지·취합해 가공물을 내놓는 수준의 AI가 나올 가능성이 높다"며 "우리 사회에 200년 전 산업혁명 때보다 더 큰 충격을 안겨줄 것"이라고 전망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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