러시아 남부 지역 세관 관계자는 22일(현지시간) "구호물자를 실은 트럭 68대가 우크라이나 동부로 이동 중"이라고 리아노보스티 통신에 밝혔다. 그는 "구호물자는 러시아-우크라이나 국경 검문소에서 통관 절차를 거친 뒤 국경을 넘어 목적지로 향하고 있다"고 말했다.
차량 행렬은 우크라이나 정부군과 반군 간 교전으로 심각한 재난에 직면한 우크라이나 동부 도시 루간스크로 향하는 것으로 알려졌다. 당초 구호물자 차량 행렬과 함께 출발했던 국제적십자위원회 요원들은 이후 우크라이나 정부군과 반군 양측으로부터 안전을 보장받지 못했다는 이유로 동행을 거부했다. 러시아 정부는 앞서 "우크라이나 측이 새로운 구실들을 만들어내면서 구호물자 차량 행렬의 이동을 지연시킨다"며 우크라이나 측의 동의 없이 우크라이나 국경을 넘었다고 밝혔다.
이에 우크라이나 정부는 "러시아가 일방적으로 차량 행렬을 이동시킨 것은 직접적인 침략"이라고 강력하게 비난했다. 또한 "구호물자 이동 안전에 대한 모든 책임은 러시아 측에 있다"고 말했다. 일부 전문가들은 차량 행렬이 공격받을 경우 러시아가 이를 군사개입 명분으로 삼을 수 있다는 우려도 제기하고 있다.
앞서 러시아는 지난 12일 정부군과 반군의 교전으로 정상적 생활이 불가능해진 우크라이나 동부 지역 주민들에게 전달할 식료품·식수·의약품 등 약 2,000톤의 구호물자를 실은 트럭 280여대를 모스크바 외곽에서 우크라이나 국경 지역으로 출발시켰다. 하지만 우크라이나와 구호물자 통관, 수송 및 배분 주체, 수송 차량 행렬 안전 보장 문제 등에 대해 합의를 하지 못해 인근 지역에 머물러왔다. 우크라이나와 서방 측은 러시아가 구호물자 지원을 명목으로 친러시아 분리주의 반군에 군사물자를 보내거나 자국 군대를 우크라이나로 파견할 가능성을 우려해왔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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