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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발언대] 카드 수수료 시위를 보며


일단은 진정 기미를 보이고 있지만 신용카드 수수료율 인하 요구가 대규모 집회로까지 확산되는 등 파장이 컸다. 외식업체에 이어 유류업계나 여타 부문에서도 불만의 목소리가 터져 나왔다. 수수료율 인하 요구야 언제나 있어왔지만 장기간의 경기침체에 중소 상공인들이 먹고 살기가 이 정도로 심각한가 하는 생각을 하게 된다. 때를 같이해 중소가맹점 범위 확대와 수수료율 인하조치가 나왔다. 가맹점 측에서 보면 '실력행사'가 나름대로의 성과를 얻었다고 자평할 만도 하다. 그러나 그 결과에 모두가 반드시 만족하지는 않는 모양이다. 일부에서는 인하폭이 너무 낮으니 대형유통업체의 수준으로 더 낮춰야 한다는 주장을 펴기도 한다. 이번의 수수료 인하과정은 큰 소동이었다. 수수료도 하나의 가격이다. 이는 수요와 공급자 사이에 협상으로 결정되는 게 원칙이다. 그런데도 수수료율 인하는 정치계, 감독당국, 그리고 가맹점 단체 등 다수가 참여한 여론재판으로 결판이 났다. 피고는 당연히 카드 회사다. 원고들은 한 목소리로 '인하'만을 내세웠지 당사자의 한 축인 카드사의 소리는 어디에서도 들으려 하지 않았다. 시장기능은 아예 실종되거나 마비된 상태와 다름 없었다. 사태가 이렇게 된 건 카드사들에 책임이 없다고 하기는 어려울 것이다. 그간 수수료 인하나 조정요구에 적절하게 대응하지 못하고 미적거리며 시간을 보낸 게 화근의 하나가 됐을 터다. 어쨌든 이번 수수료율 인하가 중소 가맹점 모두에게 충분한 만족이 아닐지라도 수수료 부담은 상당 부분 줄어드는 게 사실이다. 수수료율 인하에다 중소가맹점을 규정하는 매출규모를 더 높여 혜택을 받을 수 있는 대상을 더 늘렸기 때문이다. 중소가맹점 세액공제를 더하면 대형 마트에 거의 버금가는 수준으로 부담률이 낮아진다. 카드사들은 벙어리 냉가슴을 앓는다. 여론에 밀려 어쩔 수 없이 인하했지만 경영부담은 적지 않기 때문이다. 수수료가 거의 반 강제로 낮아지면 카드사들은 자구책으로 소비자에게 포인트 등의 혜택을 줄이고 카드 대출의 이자를 올릴 수밖에 없다. 결국 가맹점 부담 축소가 소비자 희생으로 이어질 수 있는 것이다. 어찌됐든 앞으로가 더 문제다. 이번과 같은 '소동'은 더 이상 없어야 할 것이다. 가격은 길거리에서, 그리고 여론으로 결정돼서는 안 된다. 가맹점과 카드사는 순망치한(脣亡齒寒)의 관계다. 입술이 없으면 치아가 시리듯 둘은 서로 떨어지기 어려운 공생하는 사이다. 두 동반자가 서로 협력과 보완을 통해 공영으로 함께 가는 길을 모색해야 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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