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시진핑 중국 국가주석이 진시황제 시절의 호화궁전인 아방궁(사진) 복원사업을 중단시켰다. 부패척결로 권력을 다지고 있는 상황에서 사치와 향락의 상징인 아방궁 복원을 그냥 두고 볼 수는 없다는 것이다.
6일 홍콩 명보는 시 주석이 최근 산시성 시안시가 추진 중인 아방궁 복원사업 중단을 직접 지시했다고 전했다. 신문에 따르면 시 주석은 "아방궁이 과거 봉건시대의 사치와 호사 풍조를 선전할 뿐이며 재건할 만한 문화적 가치가 없다"고 지적하면서 "만약 이 사업을 계속 추진하려면 사업 명칭뿐 아니라 위치 등 전반적인 사업계획을 수정하라고 요구했다.
지난해 6월 시안시가 써우황그룹과 380억위안(약 6조7,000억원)을 투입해 진행 중인 아방궁 복원 프로젝트는 사업 초기부터 예산낭비의 대표적 사업이라는 비난을 받아왔다. 시안시는 14년 전 2억위안을 투입해 영화 세트장 형태의 관광시설을 만들었으나 부지선정이 부적절했다는 등의 이유로 기존 시설을 철거하고 훨씬 더 크고 볼거리를 많이 갖춘 유적공원을 만들 계획이었다. 당시 중국 매체들은 시안시가 아방궁 국가유적공원 2.3㎢를 비롯해 일대 12.5㎢를 새로운 문화관광산업단지로 조성하겠다는 계획을 발표하자 무리한 사업추진이라고 비난했다.
아방궁은 진시황제가 기원전 212년에 만들기 시작한 대규모 황궁으로 완성되기 전에 진 왕조가 멸망하면서 초나라 항우의 군대가 불태워 없애버린 시설로 알려져 있다. 사기에 따르면 동서로 500보(650m), 남북으로 50장(115m) 규모로 위에는 1만명이 앉을 수 있었던 곳이다.
명보는 중국 공산당 중앙판공청이 시 주석의 지시내용을 각 지방정부에 통지해 학습하라고 지시했다고 전하며 이번 조치를 시 주석이 강조하는 근검절약 및 반부패활동의 하나로 해석했다.
한편 이날 인민일보·신화통신 등 중국 관영매체들은 일제히 허베이일보를 인용해 시 주석의 정치활동이 시작된 허베이성 정딩현에서의 생활을 전하며 시 주석이 겸손하고 노인을 공경하는 인간적이고 모범적인 관료였다고 보도했다. 특히 매체들은 당시 시 주석이 이미 4판(반부패·반관료·반향락·반사치) 운동을 시작했다고도 전했다. 반부패운동으로 지나치게 굳어버린 시 주석의 이미지를 포장하려는 의도라는 해석도 나온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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