1888년 장로교 선교위원회의 요청으로 조선에 도착, 우리나라 최초의 국립 서양 병원인 광혜원 부인과 책임자로 근무했던 릴리어스 호톤이 조선에서 보낸 삶을 기록했다. 개인적인 기록이기도 하지만 단발령, 아관파천, 민비의 시해사건, 을사조약 등 일본과 러시아 그리고 청나라가 팽팽히 맞서면서 조선을 삼키기위해 호시탐탐 기회를 엿보던 당시 조선의 불운이 선명하게 남아있다. 그는 후에 연세학당 설립자인 언더우드와 결혼해 30년간 조선 머무르며 근대 한국 역사에 이름을 남겼다. 이들이 결혼 후 가마를 타고 한양에서 의주까지 조선 구석구석을 다녔던 신혼여행기에는 조선의 풍경과 평민들의 모습이 자세하다. 책은 제국주의 열강의 세력 다툼에 스러지는 조선 왕조의 모습, 초기 개신교 선교사들의 선교활동, 조선 민중의 삶 등 세가지 주제가 자연스럽게 섞여있다. 특히 그가 궁중 의사로 궁을 드나들며 가까워진 명성황후의 인간적인 면모에 대한 묘사, 고종과 세자를 비롯한 왕실과 주변 인물에 얽힌 이야기는 우리 근대 역사 자료로도 중요한 가치가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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