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엔저효과'로 작년보다 74% 늘어 1조6,334억엔 기록<br>내수침체는 여전… 당분간 금리인상 안할듯
일본의 3월 무역흑자 규모가 사상 최대를 기록했다. '엔저 효과'로 수출이 급증한 데 반해 내수부진으로 수입은 정체 상태에 머물렀기 때문이다. 전문가들은 일본은행이 사상 최대 무역흑자에도 불구하고 내수침체를 감안해 당분간 금리인상을 하지 않을 것으로 분석하고 있다.
일본 재무성은 25일 일본의 3월 무역수지 흑자(통관기준)가 지난해 같은 기간보다 무려 73.9% 증가한 1조6,334억엔(약 12조8,000억원)으로 집계됐다고 발표했다. 무역흑자가 이렇게 급증한 것은 수출이 전년동기 대비 10.2% 증가한 7조5,112억엔을 기록한 반면 수입은 5조8,778억엔으로 변동이 없었기 때문이다.
함께 발표된 2006회계연도(2006년4월~2007년3월) 무역흑자는 9조540억엔으로 전년대비 16.4% 늘어나며 규모면에서 지난 2004년에 이어 사상 2번째를 기록했다. 마찬가지로 수출 증가폭(13.4%)이 수입(13%)을 앞질렀다.
재무성은 "수출 급증은 미국과 중국으로 수출한 물량이 증가한데다가 엔화가 약세를 나타내면서 수출로 벌어들인 자금의 가치가 상승했기 때문"이라며 "수출 증가 속도에 비해 수입이 늘지 않아 흑자폭이 확대됐다"고 설명했다.
다만 내수가 여전히 부진을 면치 못하고 소비자물가가 하락세를 이어가고 있어 일본은행이 당분간 금리인상을 하기가 쉽지 않을 전망이다. 블룸버그통신이 40명의 이코노미스트를 대상으로 이날 조사한 결과 3월 소비자물가지수(CPI)는 전년 동기보다 0.1% 하락할 것으로 예상됐다.
앞서 2월 CPI가 0.2% 하락하며 10개월 만에 처음으로 마이너스 상승률을 기록했는 데 당분간은 이런 하락세가 이어질 것이라는 전망인 셈이다. 3월 CPI는 오는 27일 공개된다.
신슈대학의 마카베 아키오 경제학 교수는 "일본은행이 현행 기준금리가 지나치게 낮다고 판단하는 것은 사실이지만 물가수준이 뒷받침해 주지 못하고 있다"며 "오는 9월 이후에야 금리인상이 가능할 것"이라고 말했다. 불룸버그통신도 오는 27일 열리는 일본은행의 금융통화정책회의에서 현행 0.50%인 기준금리를 그대로 유지할 것으로 예상했다.
한편 지난해 중국이 미국을 제치고 일본의 최대 무역국으로 부상한 것으로 나타났다. 2006회계연도 대(對)중국(홍콩 제외) 무역액은 전년대비 16.5% 증가한 25조4,276억엔으로 대미 무역액 25조1,608억엔을 사상 처음으로 앞질렀다.
이에 대해 니혼게이자이신문은 중국 현지진출 일본기업에 대한 부품수출이 증가하고 중국산 의류와 전기기기 수입이 늘었기 때문으로 분석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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