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6·4 지방선거가 마무리되면서 수도권 일대 광역지방자치단체장 당선자들이 후보자 시절 밝혔던 대형 개발 프로젝트에 관심이 집중되고 있다. 서울은 용산국제업무지구사업을 비롯해 강남권 '마이스(MICE) 복합단지 개발 사업', 인천의 경우 지지부진한 구도심 개발사업이 활기를 띨지 여부가 주목된다. 경기도는 한류월드를 비롯해 유니버설 스튜디오 등 그동안 지지부진하던 대형 복합개발사업의 재추진 여부가 관심사다.
업계에서는 일단 남경필 경기도지사, 유정복 인천시장 당선자가 여당 핵심 인사라는 점을 들어 수도권 주요 개발사업에 탄력이 붙을 것이라는 기대감을 나타내고 있다. 재선에 성공한 박원순 서울시장 당선자 역시 영동권 마이스 등 굵직한 개발 공약을 제시한 상태여서 강남권 부동산 시장에 긍정적인 요소로 작용할 것으로 예상된다.
◇강남 르네상스 초읽기…서부이촌동 개발 본격화=서울은 박 시장의 재선으로 강·남북의 도시공간 구조를 뒤흔드는 대형 개발사업이 잇따라 본궤도에 오를 것으로 전망된다. 지난 4월 발표된 'COEX~잠실운동장 일대 종합발전계획'은 7만9,432㎡의 한전부지에 100층 이상의 초고층 빌딩을 비롯해 컨벤션 시설 등을 지어 이 일대를 국제업무중심지구로 육성하겠다는 초대형 프로젝트다. 박 시장이 재선에 성공하면서 이 계획은 서울시의 핵심 사업으로 부상할 것으로 전망된다. 특히 사업이 본궤도에 오르면 강남권의 업무·상업은 물론 주거 중심축도 삼성동 일대로 이동할 가능성까지 제기된다.
박원갑 KB국민은행 WM사업부 전문위원은 "삼성동 일대는 강남의 금싸라기 땅인데다 사업부지 대부분이 공공 소유여서 개발이 쉽다"며 "정책 불확실성도 낮아졌기 때문에 사업에 탄력이 붙을 것"으로 내다봤다.
용산국제업무지구 통합개발 문제도 일단락될 것으로 보인다. 시는 이미 지난 4월 서부이촌동의 도시관리계획 가이드라인을 제시하고 주민들에게 조건부 종 상향 개발안을 제시한 바 있다. 선거로 중단돼 있던 주민협의 절차도 당장 이번주에 재개될 예정이다. 서울시의 계획대로 연내에 서부이촌동 남측 단독주택지의 정비계획이 수립된다면 철도기지창과 별도로 기존 서부이촌동 일대는 분리개발에 가속도가 붙을 것으로 전망된다.
◇인천 구도심 개발 변화…시장 활성화될까=인천의 경우 그동안 지지부진했던 구도심 재개발 사업에도 변화를 맞을 것으로 보인다. 특히 사업성 악화로 사실상 중단됐던 '루원시티' 사업은 유정복 시장 당선자의 지원 방침으로 재추진 가능성에 무게가 실리고 있다. 유 시장 당선자는 우선 3.3㎡당 2,100만원에 달하는 조성원가를 낮추는 방안을 제시한 상태다. 토지이용계획을 변경하고 수익시설을 배치해 조성원가를 낮추겠다는 것. 정상화를 위한 걸림돌이 성공적으로 제거될 경우 '루원시티' 사업은 새로운 국면을 맞이할 것으로 예상된다.
반면 구도심 일대에서 추진되던 재개발사업은 서울과 마찬가지로 명암이 엇갈릴 것으로 보인다. 유 당선자 측이 추진위원회 단계 사업에도 무산에 따른 매몰비용을 지원하기로 하면서 지지부진한 개발사업의 해제가 잇따를 것으로 예상되기 때문이다.
◇대규모 사업 기대감 커지는 경기도=남경필 당선자의 경기도는 시장의 기대를 한몸에 받고 있다. 남 당선자가 후보 시절 각종 개발사업에 대한 대대적 지원을 약속해왔기 때문이다. 현재 사업 해제 절차를 밟고 있는 광명·시흥보금자리주택사업지구에 대해서는 연구개발(R&D)센터, 데이터센터, 문화예술센터가 들어서는 '스마트뉴딜 클러스터' 사업을 제안했고 지지부진했던 고양시 한류관광 MICE 복합단지에 대한 지원도 약속했다. 아울러 양주역세권개발사업도 정부와 그린벨트해제를 적극 협의해 풀어내겠다는 공약도 내세웠다.
하지만 업계에서는 우려의 목소리도 나오고 있다. 경기도의 경우 지자체들이 무분별하게 벌려놓은 개발사업에 대한 조정이 먼저 이뤄질 필요성이 있다는 것이다. 한 민간 연구소 관계자는 "경기도의 경우 표류하고 있는 기존 사업과 신규 공약사업을 다 끌고 가기는 어렵기 때문에 어느 정도 구조조정이 필요하다"고 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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