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러시아, 美 편향 유럽 길들이기?

伊·獨 등 난방수요 급증하는데 가스 공급량 줄어<br>"우크라이나, 가스 가로채" 해명

북반구를 강타한 한파로 유럽의 난방수요가 증가하는 가운데 최근 러시아에서 공급하는 가스의 양이 평소보다 줄어들면서 유럽 국가들의 근심이 커지고 있다. 일각에서는 전통적으로 가스를 무기화해온 러시아가 미국 편향적인 유럽을 길들이기 위해 경고 사인을 보낸 게 아니냐는 분석도 나오고 있다.

로이터통신에 따르면 유럽연합(EU) 집행위원회는 2일(현지시간) 오스트리아ㆍ이탈리아ㆍ폴란드ㆍ슬로바키아ㆍ독일 등 유럽 국가들에 공급되는 러시아산 가스가 평소보다 8~10% 정도 줄어들었다고 밝혔다. 현재 EU 회원국들은 전체 가스 소비량 가운데 4분1을 러시아에 의존하고 있다. 특히 과거 옛소련에 속해 있었던 국가들은 전체 가스 공급의 98%를 러시아에 의존하고 있다.

이와 관련해 러시아 국영 가스회사인 가스프롬의 알렉산데르 메드베데프 수출 부문 책임자는 성명을 통해 "러시아와 유럽 지역에 몰아 닥친 한파로 최대한 가스 공급을 늘리고 있다"고 주장했다. 그는 또 "우크라이나가 중간에서 계약된 분량보다 많은 양을 가로채고 있다"며 책임을 돌렸다. 이에 대해 우크라이나 국영 가스회사인 나프토가스는 즉각 성명을 내고 어떤 계약위반도 하지 않았다고 반박했다.



유럽으로 공급되는 러시아산 가스의 80%는 우크라이나를 거치게 된다. 지난 2006년과 2009년에도 가스 공급계약과 관련한 러시아와 우크라이나 간 갈등으로 유럽 지역 가스 공급이 중단됐다. 당시 서유럽 국가 노인들이 집에서 얼어 죽는 일까지 벌어지면서 외교문제로 비화했지만 러시아는 요지부동의 자세를 고수하며 서유럽에 힘자랑을 한 바 있다.

한편 EU 집행위원회는 최근 러시아의 가스 공급이 줄어든 것과 관련, 기록적인 한파로 지하 천연가스를 채취하는 데 제한이 따르기 때문으로 보고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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