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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사설] 사회공헌과 미래를 담은 현대카드 도서관

고택이 즐비한 서울 북촌의 가회동에 세계 최대의 디자인도서관이 들어섰다. 현대카드가 전세계의 디자인 전문서적 1만1,498권을 모아 설립한 이 도서관은 매우 특별한 의미를 갖고 있다. 세계 최대 규모의 디자인도서관이라는 점도 그렇거니와 기업의 사회적 공헌과 고품격 특화 마케팅에 더해 미래까지 담고 있기 때문이다.

우리는 우선 공공재 성격이 강한 도서관에 대한 투자에 주목한다. 세계적인 명성을 누리는 뉴욕국립미술관과 LA의 게티센터, 리스본의 굴벤키안미술관 등은 모두 억만장자의 기부와 사회공헌으로부터 첫 단추가 끼워졌다. 생전에는 악착같이 돈을 모아 질시의 대상이었던 앤드루 맬런이나 폴 게티, 칼로스트 굴벤키안 같은 부자들은 이 덕분에 사후에는 몇 세대가 지나도록 존경할 만한 부자로 기억되고 있다. 이들의 사례는 부에 대한 부정적 편견이 심한 한국에서 부자들의 공공재 기부가 절실하다는 점을 말해준다.

현대카드 디자인도서관은 이런 맥락에서 박수를 받아 마땅하다. 더욱이 디자인에 특화한 도서관이라는 선택도 절묘하다. 디자인은 주지하듯이 미래를 창조할 동력의 하나다. 삼성전자나 현대차가 짧은 시간 안에 세계시장에서 약진할 수 있던 것도 디자인 투자에 힘입은 바 크다.



인터넷을 넘어 모바일기기가 넘쳐나는 디지털시대에 책을 주목했다는 사실도 함의가 크다. 구텐베르크의 인쇄술이 선보인 이래 책은 궁극적 형태로 발전해왔다. 문장의 논리적 결합으로 이뤄지는 문단의 서론과 본론ㆍ결론이라는 완결구조는 이해와 비판, 성찰능력과 상상력을 배양해 르네상스와 계몽주의ㆍ산업혁명의 정신적 씨앗을 품었다.

부디 지적 유산의 결정체인 책과 앞날을 창조하는 열쇠가 될 디자인이 결합한 디자인도서관이 성공을 거둬 다른 기업의 공공재 투자를 자극하기를 바란다. 이 도서관이 핵심 콘셉트로 정했다는 '영감과 몰입'을 통해 미래의 인재가 양성된다면 더할 나위가 없겠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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