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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사설] 노조 조직률 하락에 담긴 의미
입력2011-11-17 17:21:24
수정
2011.11.17 17:21:24
노동조합 조직률이 사상 처음 한자릿수로 떨어진 것은 노조를 외면하는 근로자들이 그만큼 늘고 있다는 것을 의미한다. 고용노동부에 따르면 지난해 전체 노동조합원은 165만3,000명으로 집계됐고 노조 조직률은 전년보다 0.3%포인트 낮은 9.8%에 그쳤다. 노조 수 역시 4,420개로 1년 사이 269개나 감소했다. 지난 1990년대 이후 본격화된 '탈노조' 현상이 가속화하고 있는 것이다.
이처럼 노조 조직률이 떨어지고 있는 주된 이유는 비정규직이 늘고 있는데다 굴뚝산업 종사자가 줄고 개인 성향이 강한 서비스ㆍ문화ㆍ지식산업 종사자의 비중이 커졌다는 데 있다. 연대의식이 강한 제조업체보다 서비스 업종 근로자들을 중심으로 비정규직이 늘면서 노조 가입의 필요성이 크게 줄어든 것이다. 젊은 층일수록 노조를 외면하는 것도 조직률 하락의 요인으로 꼽힌다.
1980년대 후반 20%에 육박했던 노조 조직률이 20년 사이 한자릿수로 줄어든 것은 임금수준 향상과 산업구조 변화 등 외적 요인에 크게 기인하고 있는 것이 사실이다. 그러나 노조 내부의 요인도 무시하기 어렵다. 다시 말해 그동안의 노동운동이 대화와 타협을 외면하고 대결과 투쟁 일변도로 흐르면서 노조에 대한 불신도 그만큼 커졌다는 지적이다. 툭하면 총파업을 벌여 산업현장을 마비시키고 국가경제에 타격을 주는 일이 되풀이돼온 결과 근로자들은 물론 국민들로부터도 외면당하게 된 것이다.
세계적 추세이기도 한 이 같은 노조 조직률의 지속적인 하락은 노동운동의 방향을 새롭게 정립하고 노조원들에게 봉사하는 노동조합으로 거듭나야 한다는 시대적 요구이다. 구체적으로 그동안의 대결과 투쟁 위주의 노동운동에서 벗어나 대화와 타협을 통한 생산적 노사관계 구축에 적극 나서야 한다. 그렇지 않을 경우 노조 가입률은 갈수록 떨어지고 노동조합의 위상은 날로 위축될 수밖에 없기 때문이다. 특히 기득권 지키기에 급급할 것이 아니라 청년실업 문제는 물론 전체 근로자의 34%에 이르는 비정규직의 어려움을 덜어주기 위해 고통을 분담하는 모습을 보여줘야 한다. 노동조합은 노조 가입률 하락의 의미를 충분히 헤아리고 근로자와 국민에게 신뢰받는 노조로 거듭나기 위해 노력해야 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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