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홍콩 '우산혁명' 상징 17세 조슈아 웡 인터뷰, "중국 두렵지만 민주주의 뺏긴 삶이 더 두려워"


"중국이 두렵습니다. 하지만 10년 뒤 민주주의를 뺏긴 홍콩에 산다는 것이 더 두렵습니다."

지난 4일 밤 홍콩 민주화 시위의 상징인 된 조슈아 웡(17·사진)은 이같이 말하며 수만명이 운집한 에드머럴티 시위현장의 연단으로 올라갔다. 그가 등장하자 시민들과 학생들은 환호성을 지르며 휴대폰 플래시 불빛으로 환영했다.

웡은 홍콩 어디에서나 볼 수 있는 학생이었다. 붉은색 계열의 티셔츠 차림에 검은 뿔테 안경을 쓴 공부 잘하는 '엄친아'로 보였다. 하지만 그와 나눈 첫마디에서 기자는 한방을 먹었다. 중국어로 시위(스웨이)를 왜 하느냐고 묻자 웡은 "시위가 아니다. 운동이다. 보통선거 쟁취를 위한 운동"이라며 용어부터 수정해달라고 지적했다. 그는 한국 기자를 직접 만난 것은 처음이라며 홍콩 젊은이들이 거리로 나선 이유를 제대로 전달해달라고 당부했다.

7일째 이어온 시위의 방향에 대해 웡은 "목적은 단 하나다. 중국은 홍콩 민주화에 대한 약속을 지켜야 한다"며 "비극적인 사태가 오지 않기 바란다"고 말했다. 그는 이어 "정부의 대화 제의에 진정성이 있는지 의심스럽다"며 "폭력사태에 대한 철저한 조사가 필요하다"고 지적했다. 몽콕ㆍ코즈웨이베이 등에서 일어나고 있는 친중단체들의 시위 반대에 대해 웡은 "찬성과 반대의 자유가 민주주의 아닌가. 그들의 의견도 존중한다"며 "일부 과격한 행동의 배후가 의심되고 경찰의 미온적인 태도도 의심스럽다"고 덧붙였다.

몽콕 등에서 일부 상인들이 생계를 위협한다며 시위에 반대한다고 지적하자 웡은 "시민들의 정상적인 활동을 방해하지 않도록 노력해왔고 앞으로도 그렇게 할 것이다. 학생들은 그들이 우리 부모이며 삼촌이라는 사실을 잘 알고 있다"고 답했다.



중국 일부 매체에서 이번 시위를 주도하는 학생지도부, 특히 웡의 배후에 미국이 있다고 전했다고 하자 웡은 웃음을 터뜨렸다. 그는 "미국과 연관 짓는 건 너무 유치하다"라며 "여론조작이 중국 정부의 문제해결 방식인지 묻고 싶다"고 말했다.

당신이 '우산혁명'의 상징이라는 기자의 말에 웡은 손사래를 쳤다. 그는 "나는 영웅이 아니며 운동은 이제 홍콩 시민이 움직일 것"이라며 "우산도 최루액에 대한 작은 아이디어일 뿐"이라고 설명했다. 정부의 강경대응 가능성에 대해 그는 "시간에 쫓기는 것은 우리가 아니라 렁춘잉"이라며 "강경대응을 할 경우 더 많은 시민과 학생이 모일 것"이라고 설명했다.

10년 뒤에 바라는 홍콩의 모습은 어떤 것이냐는 물음에 웡은 "보통선거권을 가지게 될 것"이라며 "우리는 침묵의 피해자가 되지 않을 것"이라고 강조했다.

세계 언론이 주목하고 있는 웡은 홍콩이 중국에 반환되기 아홉 달 전인 1996년 10월에 태어났다. 그가 홍콩 민주화운동의 전면에 등장한 것은 2년 전. 중국 정부가 공산당을 찬양하는 '국민교육'을 홍콩 학교의 필수과목으로 지정하려 하자 웡은 '학민사조'라는 학생단체를 조직한 뒤 반대운동을 벌여 무산시켰다. 이번에도 지난달 28일 웡은 정부청사 건물을 점거하려다 체포돼 이틀 동안 구금된 후 풀려나며 "투쟁에 다시 참여하겠다"고 밝히며 시위대의 결집을 이끌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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