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유럽 재정위기로 자금 안전자산으로 몰려 지구촌 곳곳 금리왜곡 속출

유럽·신흥국 자금 대거 유입<br>美·獨국채 마이너스 수익률<br>장단기 금리 역전도 잇따라<br>내년 글로벌 경기 부담으로


유럽 재정위기가 세계 곳곳에서 금리왜곡 현상을 가속화하고 있다. 지난 2008년 금융위기 이후 유동성이 대거 풀린 가운데 특정 국가나 안전자산으로 자금이 쏠리면서 각국 금융시장의 금리체계가 흔들리고 있다. 이 같은 시장왜곡이 지속될 경우 아시아 신흥국의 실물경제에까지 악영향을 미치면서 내년 글로벌 경기를 끌어내리는 요인이 될 것으로 우려된다. 니혼게이자이신문은 유럽 재정위기의 여파로 유럽과 신흥국에서 대거 빠져나온 글로벌 투자자금이 미국과 독일ㆍ일본 국채로 몰려 자금 유입국에서는 '마이너스 수익률'이 등장하고 장단기 수익률이 역전되는 등 금리왜곡 현상이 속출하고 있다고 23일 전했다. 리스크를 피하기 위해 투자자들이 몰리는 독일과 미국 국채는 3개월과 1개월물 수익률이 각각 -0.06%와 -0.01%까지 급락, 투자자가 오히려 금리를 물고 국채를 사는 기현상이 벌어지고 있다. 시장불안으로 투자자들이 수익을 노리기보다는 다소 손해를 보더라도 즉시 현금화할 수 있는 안전한 자산을 선호하기 때문이다. 자금이 빠져나가는 유럽이나 신흥국에서는 장단기 금리가 역전되는 일이 비일비재하다. 본래 국채시장에서는 상환기간이 길수록 수익률이 높아지게 마련이지만 투자자금 유출에 대비해 단기국채를 팔아 현금을 확보하려는 추세 때문에 단기금리가 오히려 장기금리를 앞지르는 현상이 곳곳에서 나타나고 있다. 태국에서는 2년물 국채가 3%대, 5년물이 2%대를 각각 기록하고 있으며 포르투갈에서는 2년물이 14%대까지 오른 반면 10년물은 상대적으로 낮은 12%에 머문다고 신문은 소개했다. 재정위기가 한창인 유럽에서는 금 리스시장에서 마이너스 금리가 이어지고 있다. 금 리스시장은 통상 금을 빌리는 측이 이자를 내는 구조지만 지금은 은행이 보유한 금을 내주는 대신 금리까지 물고 달러화를 받아오는 상황이 벌어지고 있다. 이탈리아와 스페인 등 재정위기 발생이 우려되는 국가에서는 대기업이 발행한 채권수익률이 국채수익률을 웃도는 현상도 나타나고 있다. 이에 대해 니혼게이자이는 "2008년 금융위기 이후의 달러화 유동성 확대로 금융시장에서 돈이 넘쳐나기 때문"이라고 지적했다. 현재 세계 달러화 유통체계는 5년 전보다 2.5배나 늘어난 6조달러 규모에 달한다. 이 때문에 투자자들이 어느 특정자산으로 쏠릴 경우 금리 변동성이 높아지는 것은 물론 자금유출국의 실물경제에도 영향을 미칠 수 있다고 신문은 전했다. 신문은 "아시아나 동유럽 등지의 신흥국들은 해외자금을 장기 조달해 생산설비를 늘려왔다"며 "일본과 미국 등 특정국으로 자금이 쏠리면 신흥국의 성장 분야에 충분한 자금이 돌아가지 않아 세계경제가 감속할 우려가 있다"고 지적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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