먼저 트위터 검색창에 남양유업과 동서식품 간 갈등의 핵심 단어인 '카제인'을 입력했다. 양사의 갈등을 다룬 기사를 인용한 글들이 가장 많이 눈에 띄었다. 양사 모두 트위터 공식계정을 통한 입장 표명은 하지 않았다. 그런데 남양유업이 제기한 "카제인나트륨이 인체에 유해하다"는 주장에 동조하는 글들 못지않게 남양유업을 비판하는 내용의 글 역시 상당수 있었다. '동서식품의 소비자 기만'을 부각시키려 했던 남양유업의 의도대로 SNS 사용자들이 움직이지 않은 셈이다.
다음에는 롯데칠성음료와 관련된 키워드인 '처음처럼'을 트위터 검색창에 입력했다. 역시 관련 기사가 가장 많았지만 특이한 점은 "확인되지 않은 사실에 대한 리트윗(RTㆍ재전송)은 자제하자"는 의견이 여럿 눈에 띄었다. 이달 초 처음 유해성 논란이 불거졌던 당시에 비해 처음처럼에 대한 부정적인 내용이 상당히 줄어든 모습이었다. 그동안 롯데칠성음료가 공식 트위터 계정과 보도자료, 일간지 광고 등을 통해 처음처럼에 대한 악성루머가 사실이 아님을 지속적으로 해명한 덕분으로 여겨졌다.
두 사례는 SNS, 특히 트위터의 여론이 기업 대응에 따라 얼마든지 달라질 수 있음을 보여주고 있다. SNS에는 검증되지 않은 사실을 무작정 퍼트리는 사용자만 있는 것이 아니라 신중하게 자신의 의견을 타인과 공유하는 사용자도 있다. 따라서 기업이 'SNS 뜬소문의 피해자'라고만 주장할 일은 아닌 것이다.
더욱이 섣불리 기업이 특정방향으로 여론을 만들어가려고 할 경우 그 기업은 소비자들로부터 신뢰를 잃게 된다는 사실 또한 자명하다. 사실을 정확히 알리는 것과 여론을 조작 또는 오도하는 것은 분명 다르기 때문이다. 소비자는 그것을 구분하지 못할 만큼 어리석지 않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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