올 초만해도 시끄럽던 미국 발 금융위기가 잠잠하다. 아니나 다를까 월가의 대형 금융기관들은 흑자를 낼 만큼 기력을 차린 듯하고, 행정부 실세들은 이구동성으로 ‘경기 침체는 이제 끝났다’고 선언했다. 미국 경제는 진정 부실을 털어내고 건강해진 걸까. 신문기자인 저자는 미국이 금융위기를 맞아 단행한 각종 개혁 작업은 빛 좋은 개살구에 불과하다고 말한다. 금융위기를 초래했던 원인인 ▦월가의 터무니 없는 보수체계 ▦정치권력과 금융권력을 엮는 로비 ▦월가의 뱅커와 워싱턴의 관료가 왔다 갔다 하는 회전문 인사 ▦신용등급을 매기는 신용평가사와 기업간 유착 등은 여전하다는 것. 저자는 초 저금리로 인플레이션을 방조해 금융위기를 넘어서고 있는 것처럼 보이지만, 이는 월가의 도덕적 해이를 조장하는 한편 또 다른 버블을 키울 가능성이 크다고 말한다. 패권국가 미국의 허실을 알고픈 독자에게 일독을 권한다. 1만2,000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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