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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책] 인지과학 한계 신랄하게 비판

■ 마음은 그렇게 작동하지 않는다(제리 포더 지음, 알마 펴냄)


현대과학기술은 그야말로 눈부신 발전을 거듭해왔다.

하지만 적어도 인공지능에서 만큼은 현실과 이상의 괴리가 무척 크다. 만화나 영화 속에서야 스마트하고 화려한 능력을 지닌 로봇이 요리도 해주고, 말 상대도 해주고, 또 때로는 질풍노도의 반란을 일으키기도 하지만, 현실의 로봇들은 말 그대로 '기계적인' 작동을 프로그램에 따라 구현할 뿐이다. 개발된 로봇들은 대체로 성공적이지 못했다.

지금까지 등장했던 수많은 자동번역기나 음성인식기들은 엉뚱한 결과를 내놓기 일쑤였고, 한국의 휴보(HUBO)를 비롯한 인간형 로봇들은 자신에게 입력돼 있는 것을 벗어난 것 앞에서 극도로 무력했다. 이런 인지과학의 실패가 우리에게 말해주는 것은 무엇일까? 혹시 지금까지 인공지능에 대한 학자들의 접근법 자체에 근본적인 한계가 있는 것은 아닐까?

저자는 책을 통해 매우 논쟁적인 태도로 기존 인지과학의 패러다임을 비판한다. 즉 1960년대 앨런 튜링의 제안 이래 인지과학 연구를 자극해온 '심적 과정은 곧 계산'이라는 관점에 대해 철학적·개념적·논리적으로 성찰한다.



저자는 "어떤 현상이 주어졌을 때, 그 현상을 가장 잘 설명하는 단순한 가설을 전체적 맥락에 의존해 이끌어내는 식으로 인지가 이루어지는 것 같다"며"이와 같은 귀추 추론은 인지의 전국성(全局性)과 맥락의 민감성을 명백히 드러내기 때문에, 계산주의가 내세우는 국소적 계산 기계인 '모듈'과 근본적으로 부딪힌다"고 주장한다.

이 책은 역설적이게도 과거 저자 자신이 옹호하고 제안했던 계산주의와 모듈성 이론을 모두 부정하는 내용을 담고 있다. 또한 어떻게 보면 자신과 이론적 배경을 상당 부분 공유하는 스티븐 핑커를 신랄하게 비판한다. 1만5,000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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