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BoA '무리한 덩치 키우기'로 시한폭탄 변해

2차 구제금융 받아<br>부실 덩어리 메릴린치를 프리미엄까지 얹어 인수<br>美 최대은행 발돋움했지만 되레 '폭약'으로 작용


미정부의 구제금융을 받으며 새로운 시한폭탄으로 등장한 뱅크오브아메리카(BoA)의 위기는 '체력을 무시한 과체중'의 결과다. 글로벌 금융위기의 쓰나미가 몰아치는 가운데 BoA가 추진한 무리한 덩치 키우기는 부실의 점도는 희석시킬 수 있었겠지만 부실의 규모를 줄일 수는 없다는 냉엄한 현실에 맞닥뜨리게 됐다. BoA는 지난해 1월 미 최대 서브프라임 모기지은행인 컨트리와이드를 40억 달러에 인수한 데 이어 9월에는 금융위기로 침몰 위기에 몰린 최대 증권사 메릴린치까지 합병했다. 단 이틀간의 협상 끝에 서둘러 인수한 메릴린치는 BoA를 미 최대 은행으로 발돋움 시켰지만 '독약'이라는 부메랑으로 돌아왔다. BoA는 메릴린치를 인수할 때 약 440억 달러, 주당 29달러를 지불했다. 당시 주식시장 거래가격(17달러)보다 10달러 이상 프리미엄을 지불한 것이다. 하지만 그 결과는 치명적이었다. 메릴린치는 씨티그룹 다음으로 많은 600억 달러의 부실 자산을 손실 처리했으며, 아직도 모기지 관련 파생상품을 모두 대손 처리하지 못했고, 레버리지론에 과다하게 노출돼 있다고 월가 애널리스트는 분석하고 있다. 메릴린치가 증권 영업과 자산운용에 강점을 지니고 있지만, 경기침체와 금융 위기로 수익 구조를 단기간에 개선하기도 어렵다. 게다가 컨트리와이드의 부실도 예상보다 심각한 편이다. 주택 가격 하락이 멈추지 않으면서 모기지 부실 채권이 늘어나고 있는 것. 씨티그룹의 케이스 호로비츠 애널리스트는 "컨트리와이드는 모기지론 연체로 인한 손실이 2011년까지 290억 달러에 이를 것"이라고 추정했다. 월가 전문가들은 BoA의 무리한 인수ㆍ합병(M&A)의 원인으로 지난 2001년 BoA의 사령탑을 맡은 케네스 루이스 최고경영자(CEO)의 과욕을 지적하고 있다. BoA에서 한 우물을 판 루이스 CEO는 덩치 키우기 최전선에 나서 독려했으며, 그가 취임한 이후 메릴린치와 컨트리와이드 외에도 지방 은행인 플리트보스톤 파이낸셜, 라셀은행, 신용카드회사인 MBNA, 투자자문사인 US트러스트 등 닥치는 대로 확장에 나섰다. 여기에 투입된 인수 합병 비용만 1,290억 달러에 이른다. 15일 뉴욕증권거래소에서 BoA의 주가는 18.4%가 폭락해 8.21달러를 기록하며 지난 1991년 이후 최저치로 추락했다. 잇단 악재 속에 BoA는 지난해 4분기 실적을 16일 서둘러 발표하기로 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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