박인비는 원래 드라이버 샷이 그리 정확한 선수는 아니다. 올 시즌 미국여자프로골프(LPGA) 투어 드라이버 샷 정확도 부문에서 52위(73.7%)로 처져 있다. 이 부문 1위는 85%의 신지애(25ㆍ미래에셋). 짧은 퍼트를 종종 놓치는 김인경(25ㆍ하나금융그룹)도 드라이버 샷(83.7%ㆍ3위)은 정확하다. 박인비는 그러나 페어웨이를 놓치더라도 컴퓨터 아이언 샷과 퍼트로 드라이버 샷 실수를 만회하고도 남았다.
2일(한국시간) 스코틀랜드의 세인트앤드루스 올드코스(파72ㆍ6,672야드)에서 끝난 브리티시여자오픈 1라운드에서 박인비는 드라이버 샷 정확도와 유사한 페어웨이 적중률이 68.75%(11/16)를 찍었다. 페어웨이가 비교적 넓었지만 평소보다도 흔들린 것이다. 전반 9개 홀에서 버디 5개로 5타를 줄였다가 후반 들어 버디 2개와 보기 2개, 더블보기 1개로 2타를 잃은 것도 티 샷이 불안했던 탓이다. 여기에 믿었던 퍼트도 개수가 30개로 불어나 공동선두 모건 프레슬(미국)과 카밀라 렌나르트(스웨덴ㆍ이상 6언더파)에게 3타 뒤진 공동 18위로 마쳤다.
3타는 사실 얼마든지 뒤집을 수 있는 격차다. 하지만 드라이버 샷이 계속 불안할 경우 한시즌 메이저 4개 대회 연속 우승의 새 역사는 멀어질 수도 있다. 프레슬의 첫날 페어웨이 적중률은 81.25%, 렌나르트는 100%였다. 박인비보다 전반적으로 편한 경기를 했다는 얘기다. 귀신처럼 질긴 러프와 아득한 항아리 벙커로 악명 높은 '골프의 성지' 세인트앤드루스 올드코스는 다른 대회장보다 페어웨이 적중의 중요성이 몇 배는 더 높은 곳이다.
박인비는 "후반 9개 홀에서 드라이버 샷 실수가 몇 개 있었고 퍼트도 안 좋았다"고 인정하면서도 "조금 실망스럽기는 해도 이런 일이 최종 라운드가 아닌 1라운드에 벌어졌다는 것이 다행"이라고 말했다. 그는 한국시각으로 2일 오후7시48분 강풍 속에 2라운드를 출발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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