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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시론/6월 30일] K리그 활성화와 막걸리

월드컵 16강전, 아쉬운 한판이었지만 한국 축구의 위상을 보여주기에 충분했다. 이번 월드컵에서 보여준 국민들의 뜨거운 열기와 사랑을 K리그로 연결하자는 다짐이 여기저기서 나온다. 이런 다짐은 지난 2002년 한일월드컵과 2006년 독일월드컵을 마무리하면서도 나왔다. 그러나 한국 축구에 대한 사랑과 애국심만으로는 K리그를 살릴 수는 없음을 이번에는 제대로 인식해야 한다. 관 주도형 축구 지원엔 한계 K리그 챔피언결정전 TV 시청률은 5%가 안 되지만 프로야구 한국시리즈 경기당 시청률은 20%에 달한다. 프로축구는 프로야구에 비해 경기 수가 반도 되지 않고 경기당 관중 수도 적다. 프로축구 시장은 한마디로 장사가 잘 안 되고 있는 셈이다. 그동안 월드컵 열기를 K리그로 이어보려고 정부와 축구협회가 무척 애를 써봤지만 효과가 오래가지 못했다. 이번에는 달라져야 할 것 같다. 우리 프로축구가 일년 내내 국민들에게 사랑받으면서 발전하려면 관 주도형 축구지원으로는 안 된다. 여기서 막걸리의 성공 사례를 본받으면 어떨까 생각해본다. 최근 몇 년 사이 막걸리는 그야말로 대박을 쳤다. 국내 막걸리 시장이 2009년 기준으로 4,200억원 규모로 급성장했고 오는 2012년이면 1조원 규모로 성장할 것으로 예상될 정도다. 4월 기준 막걸리의 국내시장 점유율은 10%를 돌파했다. 1년 사이 내수량과 점유율이 2배 넘게 상승할 정도로 엄청난 위력을 발휘하고 있다. 수출 또한 4월 기준으로 전년 동월 대비 150% 증가할 만큼 세계시장에서 막걸리라는 상품의 인기는 폭발적이다. 사실 지난 수십년간 정부와 각종 단체가 나서 우리의 전통주로서 막걸리를 살리자고 국민들에게 호소하며 지방 막걸리 생산업자에 대한 지원을 아끼지 않았지만 소용이 없었다. 그러면 도대체 그동안 무슨 일이 일어난 것인가. 막걸리의 성공은 한마디로 시장경제에 충실했기에 가능한 것이라고 할 수 있다. 성공의 첫째 요인은 소비자들의 기호를 정확히 꿰뚫어보는 마케팅에서 찾을 수 있다. 애국심에 호소하는 대신 건강에 좋다는 인식을 확산시키면서 저가 웰빙주라는 인식을 국민들에게 심어줬다. 막걸리는 이제 많이 마셔도 머리가 아프지 않을 뿐만 아니라 다이어트와 변비 해소에 효과가 좋은 유산균 술로 인식되고 있다. 이러한 인식은 일본에서 더 확산돼 막걸리 칵테일 바가 대인기라고 한다. 두번째 성공 원인은 기술개발에 있다. 막걸리를 페트병에 넣어 오래 보관할 수 있는 기술을 개발한 것이 주효했다. 우리 축구도 마찬가지다. 소비자의 기호를 잘 파악하고 시장기능을 최대한 살리는 전략을 짜야 한다. 소비자로서 국민들이 애국심이 아닌 재미로 축구를 즐길 수 있도록 새로운 축구상품을 개발하고 나아가 이를 효과적으로 마케팅할 수 있는 방법을 생각해야 한다. 그래서 필자는 새로운 상품으로 ‘한중일 인터리그’를 만들 것을 제안한다. 한중일 세나라의 프로축구를 연계해 ‘홈 앤 어웨이’식의 경기를 매주 하자는 것이다. 현재 K리그에는 15개 팀이 있고 경기당 평균 관중이 1만938명 정도다. 소비자 기호 맞는 마케팅 펼쳐야 한편 일본 J리그의 경우 18개 팀에 경기당 평균 관중 수가 1만9,126명이고 중국 슈퍼리그는 16개 팀에 경기당 평균 관중이 1만6,300명 정도다. 이 세개의 프로축구 시장을 합치면서 시너지 효과를 만들어보자는 것이다. 이러한 인터리그 도입시 국내 지역 연고와 스폰서 기업에 국가브랜드까지 합쳐지면서 엄청난 관객 증대와 시장확대가 예상된다. 특히 한류 열풍을 활용해 관광수입을 증대시킬 수 있을 뿐만 아니라 스포츠ㆍ문화ㆍ예술 시장 전반에 ‘긍정적 파급효과’를 일으킬 수 있다. 나아가 이로써 한중일 경제협력 또는 외교에서 한국이 주도적인 역할을 할 수 있는 계기를 마련할 수도 있을 것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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