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러, 미 셰일가스 개발 막으려 비밀 공작

■ 미-러 유럽서 에너지전쟁 본격화

환경단체 은밀하게 지원… 개발 반대 여론 부추겨

자국 가스 지속 수입 유도

미국의 에너지 역(逆)무기화 전략에 대한 맞대응으로 러시아가 유럽 내 셰일가스 개발 반대 여론을 일으키기 위해 비밀공작을 펼치고 있다는 주장이 나왔다. 몇 년 뒤 유럽으로 미국의 천연가스 수출이 본격화하고 유럽마저 셰일가스 열기에 동참할 경우 에너지라는 유럽 압박용 무기가 사라지기 때문이다.

파이낸셜타임스(FT)에 따르면 아네르스 포그 라스무센 북대서양조약기구(나토·NATO) 사무총장은 19일(현지시간) "러시아가 정교한 선전과 허위정보 작전의 하나로 유럽이 러시아 가스 수입에 계속 의존하도록 셰일가스 시추에 반대하는 유럽의 환경단체를 비밀리에 지원하고 있다"고 주장했다.

라스무센 총장은 영국의 국제관계 싱크탱크인 채텀하우스 초청 연설에서 "유럽의 에너지 안보는 극도로 중요하다"며 "러시아가 유럽과 거래하면서 협박을 일삼고 있다"고 비난했다. 다만 그는 러시아 정보기관이 환경단체와 연관됐다는 주장의 구체적인 근거는 제시하지 않았다.



28개 유럽연합(EU) 회원국은 천연가스의 약 40%를 러시아로부터 수입하고 있다. 하지만 에너지 자립이 가능할 정도로 막대한 셰일가스가 매장돼 있어 최근 독일 등을 중심으로 신속히 개발해야 한다는 목소리가 커지고 있다. 익명을 요구한 나토의 한 관리도 "러시아가 허위정보 유포 등을 통해 유럽의 셰일가스 개발계획을 방해하려고 있는 데 대해 몇몇 동맹국이 우려를 공유하고 있다"고 밝혔다.

일부 전문가들은 러시아가 우크라이나 동부지역에서 분리주의를 조장하는 이유 중 하나가 이 지역의 셰일가스 개발을 방해하려는 의도라고 추정하고 있다. 지난해 로열더치셸은 8,000㎢ 규모에 달하는 도네츠크 인근 유즈브스카 지역에서 셰일가스 개발 관련 협정을 체결하기도 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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