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印 경제발전, 카스트제 무너뜨린다

고소득·교육열로 더 나은 삶에 대한 열망 커져<br>정부도 지정고용제 확대 등 신분제 철폐 적극


수천년 내려온 인도 신분제도 '카스트'가 고도 경제성장에 힘입어 붕괴하고 있다. 월스트리트저널(WSJ)은 29일 인도인들이 사회주의ㆍ빈곤ㆍ카스트제도 등 사회적 억압에서 벗어나 새로운 야망을 품기 시작했다고 소개했다. 소득이 늘면서 오늘날 인도인들은 부모 세대 보다 더 나은 삶을 꿈꾸고 자식에게도 자신보다 나은 삶을 물려주기 위해 애쓰고 있다. 인도는 수천년 동안 카스트라는 고정된 신분제도 아래서 살아왔다. 브라만을 최고로, 크샤트리아, 바이샤, 수드라 등 네 신분으로 나뉘고 여기에 달리트라는 불가촉(不可觸)천민 집단도 있다. 이들 신분은 또 수십개의 하위계급으로 세분되며 각 신분간에는 결혼 등 인적교류가 금지됐다. 카스트제도는 인도 헌법에 의해 인정되지 않고 있지만, 전통이라는 인식 아래 유지되면서 사회발전을 가로막아 왔다. 하지만 계급혁명이 아니라, 경제발전이 카스트제도를 붕괴시키고 있다. 인도 국내총생산(GDP) 성장률은 지난해 9.4%를 기록했고, 올해는 10% 이상도 기대되고 있다. 이런 성장은 향후 10년안에 인도인들의 소득을 2배로 늘릴 것으로 전망된다. 높은 교육열도 신분제도 동요에 영향을 미치고 있다. 교육을 통해 신분상승을 꿈꾸면서 고등교육 이수자가 확대됐다. 미국국제교육협회(IIE)에 따르면 지난 2005~6년도 미국 대학에 들어간 인도인은 총 7만6,503명으로, 국가 순위에서 1위였다. 한국 등에서 권위주의 정권을 무너뜨렸던 중상층의 부상이 인도에서는 전통적인 신분시스템을 흔들고 있는 것이다. 인도에서 가장 천대받는 직업중 하나인 화장터 근로자 산자야 샤르마(39)는 "아이들에게는 화장터 일을 물려주고 싶지 않다"며 "자식들은 교육을 받고 컴퓨터를 배우고 존경받는 직업으로 돈도 많이 벌었으면 하는 바람"이라고 말했다. 그는 부친에게서 이 일을 물려 받았는 데 하루 벌이는 5달러에 불과하다. 정부도 신분제도 철폐에 적극 나섰다. 만모한 싱 총리는 대학진학과 공무원 채용에 혜택을 주던 지정고용제도를 최근 민간 기업으로 확대 실시키로 했다. 기업들도 채용시 일정치를 하위신분에 의무적으로 배정해야 한다. 인도는 지난 세기 신분제도를 바꿀 기회가 2번이나 있었다. 1947년 영국에서 독립하면서 기회를 잡았지만 이슬람인 파키스탄과 분리ㆍ대립하면서 성장에 발목이 잡혔다. 90년대 중반 경제 개혁시스템이 도입됐지만 아시아 금융위기로 또 좌절했다. WSJ은 인도가 세번째 좌절을 맛보지 않으려면 도ㆍ농간의 균형발전이 이뤄지고 교육 혜택도 확대돼야 한다고 지적했다. 농촌의 경우 연간소득이 6만1,125루피(약 1,500달러) 이하인 빈곤층 비율은 2004년 83.0%에서 올해 86.4%로 오히려 증가했다. 같은 기간 도시에서는 이 비율이 79.5%에서 73.2%로 줄었다. 빈익빈부익부 현상이다. 공교육 시스템 개혁도 중요 과제다. 세계은행에 따르면 지난해 20대 중반 이상의 인도인 가운데 중등 교육 이상을 이수한 비율은 겨우 17%였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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