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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제 글이 인간성 되찾는 문화적 충격 됐으면"

'섬진강 이야기' 펴낸 김용택 작가

"자본의 시대에 소박하고 작은 마을에 살고 있는 인간의 삶을 표현한 제 글이 인간성을 되찾고 공동체를 회복하는 문화적 충격이 됐으면 합니다."

지난 1982년 '섬진강1'로 등단해 30여년간 시ㆍ산문ㆍ동화로 끊임없이 섬진강을 노래했던 '섬진강 시인' 김용택(65ㆍ사진) 작가가 섬진강을 주제로 써왔던 산문들을 묶어 '섬진강 이야기'(전8권ㆍ문학동네)를 내놓았다. 15일 열린 출간기념 기자간담회에서 김 작가는 "제가 태어나고 자란 진메마을은 한때 35가구까지 번창했다가 지금은 황폐화되면서 10가구, 20여명 정도만 살고 있다"며 "1948년 태어나 2012년까지 섬진강 강기슭의 작은 마을의 변화를 차곡차곡 담아내고 싶었다"고 말했다.

작가는 오랜 세월 고향에 사는 것은 기쁨이자 동시에 고통이었음을 섬진강 이야기 4편 '진메 마을 진메 사람들'에서 고백한다. "부서지는 고향, 늙어가는 사람들, 베어져 팔려나가는 마을 언덕의 소나무들, 변하는 인심이 쓸쓸하고 서러워 눈물을 흘렸다."

그는 "농촌공동체의 파괴는 우리 정신의 파괴나 다름없는 매우 가슴 아픈 일"이라며 "인간의 진정한 가치가 대도시에 갇혀 사라지는 이 시점에 우리는 잘 가고 있는지, 우리는 과연 지금 행복하게 살아가고 있는지 근본적인 질문을 던지고 싶었다"고 말했다.

중학교 2학년 국어교과서에도 수록된 '창우야 다희야, 내일도 학교에 오너라'에서는 그가 교사 시절 마암분교에서 만난 아이들과 그 아이들이 쓴 동시들이 실려 있다. "아이들과 함께했던 그 몇 년이 내 인생의 꽃과도 같은 시절"이라는 작가는 "우리가 살고 있는 이 사회를 오염시키지 않으면서 아이처럼 순수하게 농사를 지으며 살았던 사람들이 지금도 가슴에 사무친다"고 고백했다.



시인은 등단 30주년을 맞아 지난해 산문집을 정리하면서 섬진강을 주제로 연작시를 다시 쓰기 시작했다고 한다. "시집 '나무'를 낸 지 벌써 10년이 흘렀더군요. 세월이 흘러 다시 시를 쓰니까 섬진강의 기본정신은 살아 있으면서도 전혀 다른 새로운 시가 됐어요. 섬진강 속에 숨어 있는 시가 아니라 우리가 살고 있는 황폐한 삶, 자본 속에 매몰된 인간성을 되찾아오는 시가 되도록 하렵니다."

전주로 거점을 옮겼던 시인은 고향 마을에 들어설 '김용택의 작은 학교'가 완공되는 올겨울 즈음 다시 마을로 돌아와 문학교실 등 다양한 활동을 펼칠 계획이다. '도시에 정착 못하는 농경사회의 골수분자'라고 스스로를 규정하는 시인은 "다시 태어나면 진메마을에서 한가롭게 농사를 지으며 살고 싶다"고 전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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