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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발언대] 자유와 방종
입력2007-07-26 16:59:06
수정
2007.07.26 16:59:06
‘자유….’
말만 들어도 기분 좋고 설레는 말이 아닐까. 노예해방ㆍ독립운동ㆍ휴가ㆍ제대ㆍ담배ㆍ술 등의 단어들이 언뜻 생각 난다. 이처럼 듣기만 해도 즐겁고 설레는 이 ‘자유’라는 단어와 함께 생각나는 말이 있다. 그것은 바로 ‘방종’ 이다. 정말 어렵다. 그렇다면 진정한 자유는 무엇이고 우리에게 어떤 의미를 가지며 그 자유가 방종이 되지 않기 위해서는 어떻게 해야 하는 것일까.
몇년 전 장교로 처음 군에 입대해 자대 배치를 받았을 때 환영의 행사로 한참 차이가 나는 선배님부터 1년 차이 나는 선배까지 다 모여 회식을 한 적이 있다. 회식자리로 이동하던 중 바로 위 선배가 필자에게 “야! 이런 자리에선 자유롭게 분위기를 띄우고 열심히 잘 노는 사람이 인정 받는거야. 알겠냐?” 하고 말씀하시는 것이었다. 그날 정말 자유롭게, 즐겁게 모든 사람이 흥에 겨울 정도로 분위기를 띄우고 놀았다. 아뿔싸! 그런데 그 다음날 필자에게 자유를 부르짖던 그 선배에게 엄청난 군기교육(?)과 함께 오랜 시간의 설교를 들어야 했다. 그날 필자의 행동은 ‘자유’가 아니고 ‘방종’이었다는 것이다.
“열심히 일한 당신 떠나라!” 라는 카피가 있다. 그렇다. 열심히 일을 하고 자신에게 그 대가로 휴가를 주고 휴가 동안에 기차를 타고 배를 타고 산 넘고 물 건너 좋은 곳으로 가서 즐거운 시간을 보내고 오는 것은 명백한 ‘자유’다. 하지만 열심히 일한 당신이 떠나기 전에 숱한 업무들(나 아닌 누군가가 대신 해줘야만 하는 일)을 남겨둔 채 떠난다는 것은 ‘방종’이라고 생각한다. 이처럼 방종은 나의 자유로 인해 다른 누군가에게 피해를 주고 다른 누군가의 자유를 침범하는 결과를 낳는다.
요즘 우리 사회에서는 ‘자유’라는 이름으로 다른 사람에게 피해를 주고 ‘자유’라는 지붕 아래서 다른 사람의 마음을 아프게 하는 일들이 많이 일어나고 있는 것 같다. 돈 많은 사람이 땅을 사고 무허가로 살고 있던 주민들을 쫓아내고 건물을 짓고 그 건물로 또 돈을 버는 것은 분명히 ‘자유’이고, 병원에서 진료비를 내지 않은 사람을 강제퇴원시키는 것도 분명히 병원 입장에서는 ‘자유’다.
하지만 우리는 그들의 자유를 보고 서두에서 언급했던 그런 설렘을 느끼지는 못할 것이다. 자유는 책상 위에 올려진 동전의 양면과 같은 것이라 생각한다. 밝은 빛을 보고 있는 동전의 한 면이 있는 반면 바닥에 깔려 있는 다른 한 면이 있는 것이다. 듣기만 해도 기분 좋고 설레는 자유를 누리기 위해서는 항상 나 아닌 다른 사람을 배려하고 그들의 자유를 인정해줘야 할 것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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