4년제 일반대를 졸업한 뒤 취업에 유리한 기술을 배울 수 있는 전문대에 다시 입학하는 이른바 '유턴 입학생'이 매년 증가하는 것으로 나타났다. 처음부터 전문대에 입학하는 게 아니라 4년제를 졸업한 뒤 다시 전문대를 입학하는 만큼 청년들의 사회 진출이 늦어지고 있는 것이다.
유기홍 새정치민주연합 의원이 10일 한국전문대학교육협의에서 제출 받은 자료에 따르면 2012년부터 올해까지 4년 동안 4년제 대학교 졸업생 중 전문대에 입학한 학생은 5,017명으로 나타났다. 유턴 입학생은 지난 2012년 1,102명이었지만 2013년 1,253명, 지난해 1,283명, 올해 1,379명으로 꾸준히 증가 추세를 보이고 있다. 2012년과 올해를 비교하면 3년 만에 유턴 입학생이 25%(277명) 증가한 것이다.
유턴 입학생은 3년제 전문대에 재입학한 경우가 가장 많았다. 2012년부터 2015년까지 4년 동안 3년제 전문대에 다시 들어간 유턴 입학생은 2,170명으로 집계됐고 2년제와 4년제 전문대 유턴 입학생은 각각 1,619명, 1,228명으로 조사됐다. 유턴입학생이 다녔던 4년제 대학을 계열별로 살펴보면 자연과학계열이 2,769명으로 절반을 넘었고 인문사회계열 945명, 공학계열 791명, 예체능계열 512명 등의 순으로 나타났다. 특히 예체능계열 유턴입학생은 2012년 78명이었지만 올해 189명으로 크게 늘었다.
유턴 입학생이 매년 증가하는 것은 전문대가 취업에 유리하기 때문이다. 지난해 일반대학 214개의 취업률은 52.6%에 그쳤지만 전문대 153개의 취업률은 61%에 달했다. 2012년 일반대(63.1%)와 전문대(68.4%)의 취업률보다 격차가 더 벌어진 것이다. 실제 유턴 입학생이 선호하는 전공도 취업에 유리한 전공 분야가 상위를 차지하고 있다. 예를 들어 지난 4년간 유턴 입학생이 가장 많은 전공은 간호학과로 1,809명이 입학했다. 이는 전체 유턴 입학생의 36%에 달한다. 다음으로 유아교육과(343명), 물리치료과(302명)가 많았다. 이들 전공은 사회적 수요가 많아 졸업 이후 취업이 유리하다는 공통점을 갖고 있다.
유턴 입학생들이 증가하면서 사회적 비용 부담도 큰 것으로 나타났다. 유 의원은 최근 5년간 유턴 입학생이 4년제 대학에서 학비·생활비 등으로 2,288억원을 부담했고 전문대에서 다시 교육을 받으면서 1,569억원을 추가로 쓴 것으로 분석했다. 유 의원은 "취업난으로 4년제 대학 졸업생의 전문대 입학이 매년 증가하고 막대한 사회적 비용이 발생하고 있다"며 "정부가 근본적인 청년취업난 해소 대책을 세워야 한다"고 지적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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