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벙커 샷 버디로 우승 가뭄 탈출

PGA 노던트러스트 오픈

왓슨, 22개월 만에 통산 5승

배상문·최경주는 공동 12위

6번홀(파3·199야드). 티샷을 그린 왼쪽 벙커에 빠뜨린 버바 왓슨(36·미국)의 표정이 굳어졌다. 벙커 턱이 높고 홀까지 거리는 10m가량 돼보였다. 볼은 가볍게 떠올랐다가 그린에 떨어진 뒤 4m가량을 굴러 홀 속으로 사라졌다.

22개월간의 우승 가뭄에서 벗어나는 발판이 된 결정적인 샷이었다. 왓슨은 '오늘의 샷'으로 뽑힌 이 버디의 여세를 몰아 2012년 4월 마스터스 제패 후 37번째 대회 만에 미국프로골프(PGA) 투어 통산 5번째 우승컵을 들어 올렸다.

'왼손 장타자' 왓슨은 17일(한국시간) 미국 캘리포니아주 로스앤젤레스 인근 리비에라CC(파71·7,298야드)에서 열린 노던트러스트 오픈 4라운드에서 보기 없이 버디만 7개를 골라냈다. 이틀 연속 7타씩 줄인 왓슨은 최종합계 15언더파 269타로 '오른손 장타자' 더스틴 존슨(미국·13언더파)을 2타 차로 제쳤다.

이날 선두 윌리엄 맥거트(미국)에 4타 뒤진 공동 6위로 출발한 왓슨은 평균 341.7야드의 장쾌한 드라이버 샷과 정교한 쇼트게임을 앞세워 전반에만 5개의 버디를 솎아냈다. "마스터스가 내 마지막 우승이 될지도 모른다는 생각을 떨치고 항상 열심히 한 결과"라며 기쁨을 만끽한 그는 상금 120만6,000달러(약 12억8,000만원)를 받았다.



3·4라운드에서만 14타를 줄인 왓슨에 비해 배상문(28·캘러웨이)은 뒷심이 아쉬웠다. 이날 버디 5개와 보기 5개를 맞바꿔 공동 12위(8언더파)로 대회를 마쳤다. 배상문은 이번 대회 2라운드에서 단독 선두에 나서 통산 두 번째 우승이 기대됐으나 3·4라운드에서 1타를 잃어 톱10에도 들지 못했다. 베테랑 최경주(44·SK텔레콤)는 3타를 줄이며 배상문과 같은 공동 12위로 마감했다.

월요 예선을 거쳐 출전한 PGA 2부 투어 소속의 제이슨 올레드(34·미국)가 공동 3위(12언더파)로 선전해 눈길을 끌었다. 이날 받은 38만8,600달러(약 4억원)는 2002년 프로에 데뷔해 그동안 골프로 번 돈보다 더 많은 금액이다. /박민영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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