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너는 무엇을 하면 가장 행복하니?" 한번 더 묻자. "그게 정말 '네가' 원하는 것이니?"
때때로 우리는 스스로 욕망하는데 단련되지 못한 까닭에 자신이 원하는 것이 무엇인지, 무엇을 해야 행복할지 감을 잡을 수 없는 지경에 빠지기도 한다. 프랑스의 문예 및 사회이론가인 르네 지라르는 1961년작 '낭만적 거짓과 소설적 진실'에서 현대소설 속 주인공들의 욕망 체계를 '욕망의 삼각형'라고 표현했다. 예를 들어 돈키호테가 '이상적인 방랑의 기사'가 되기를 원한 것은 아마디스라는 전설적 기사를 모방하면서 만들어진 욕망이었다. 즉, 아마디스라는 중개자를 모방함으로써 이상적인 기사가 되고자 하는 '간접화된 욕망'인데, 이처럼 중개자를 통해 갖게 되는 욕망의 구조를 '욕망의 삼각형'이라고 한다.
문화와 행복을 버무린 이 잔잔한 에세이집은 화가가 되고 싶었으나 얼굴을 잘 못그린다는 이유로 미대에 들어가지 못한 히틀러, 붉은 여왕과 맞서기 위해 가장 약한 졸(卒)을 택해 한걸음씩 전진한 이상한 나라의 앨리스, "인생은 공평하지 않으니, 그것에 익숙해져야 한다"고 말한 빌 게이츠 등 시공을 초월하고 문학작품과 현실, 저자의 경험과 사색 등을 넘나들며 행복으로 향하는 길을 탐색한다. 알고 보면 아주 가까이, 어쩌면 이미 내가 갖고 있는 그 '행복' 말이다. 1만2,000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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