미국 연방준비제도이사회(FRB)가 경기둔화에도 불구하고 여전히 인플레이션 압력이 높은 것으로 진단함에 따라 당분간 미국의 금리인하 가능성이 희박한 것으로 전망된다. FRB의 금리정책 기구인 연방공개시장위원회(FOMC)가 15일(현지시간) 공개한 10월 의사록에 따르면 FRB 위원들은 미국 경제 둔화 가능성 보다 현재의 근원 인플레이션 압력에 대해 큰 우려를 표명했다. 이에 따라 주택경기와 미 경제성장 둔화를 이유로 내년 초에는 FRB가 금리인하에 나설 것으로 전망한 월가 투자기관들의 예상과는 달리 당분간 금리동결 행진이 이어질 것이라는 분석이 설득력을 얻고 있다. ◇물가는 계속 '빨간불'= FRB는 이날 의사록을 통해 통화정책의 중심이 경기부양보다는 인플레이션 차단을 통한 물가안정에 있음을 재확인했다. FRB는 "FOMC 위원들이 인플레이션 전망에 대해 깊은 우려를 했다"면서 "근원 인플레이션이 계속 높은 수준에서 머물 경우 인플레이션 기대심리가 증폭될 수 있다"고 설명했다. 또 "노동시장 상황은 여전히 인플레이션 전망에 위협으로 작용하고 있으며 특히 임금인상에 주목할 필요가 있다"면서 "점진적으로 인플레이션 압력은 줄어들겠지만 그 속도와 범위에 대해서는 아직 확신할 수 없다"고 설명했다. FRB는 적정 물가수준을 2%로 상정하고 있지만 지금의 근원 인플레이션은 2.4~2.9%에서 형성되는 등 안정범위 상단에 위치해 있는 만큼 보다 적극적인 물가관리가 필요하다는 메시지를 금융시장에 전달했다. 반면 FRB 위원들은 부동산과 미국 경제 둔화는 큰 걱정거리가 아니라는 점을 강조했다. 대다수 위원들이 "주택시장 부진을 우려하고 있지만 미국 경제 둔화로 이어지지는 않을 것"이라며 "경기둔화 위험이 다소 줄어든 것으로 판단했다"고 설명했다. ◇당분간 금리동결= 월가 전문가들은 지난 3ㆍ4분기 미국 국내총생산(GDP) 증가율이 전년대비 2.9%로 3년래 최저 수준을 기록하고 올해 전체적으로 잠재 성장률인 3% 달성도 힘들 것으로 전망했다. 이에 따라 FRB가 적어도 내년 3월까지는 경기부양을 위한 금리인하에 나설 것으로 예상했다. 하지만 이날 FRB가 '경기전망 이상 무(無)', '물가압력 여전'이라는 진단을 내놓음에 따라 당분간 금리인하 가능성은 희박해 졌다. FRB는 지난 2004년 6월부터 17차례 연속 금리를 끌어올려 현재 5.25%까지 인상해 놓은 상태지만, 지난 8월부터 3차례 FOMC에서 금리를 묶어두고 있다. 실제 이날 FOMC 회의록이 나온 이후 연방기금 선물시장에서는 내년 3월께 FRB가 금리를 인하할 가능성을 14%로 예상했는데 이는 이전의 40%에서 크게 떨어진 것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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